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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오일뱅크 60조 잠수함 수주전에 나선 이유, 원가절감에 캐나다도 '윈윈'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6-01-28 1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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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HD현대그룹이 60조 원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협상카드로 계열사 HD현대오일뱅크의 캐나다산 원유 수입을 꺼내들었다.

캐나다 원유는 정제 난도가 높지만 HD현대오일뱅크가 국내 업계 최고 수준의 정제설비 고도화 비중을 보인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역시 수출 지역 다변화를 노리고 있어 서로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HD현대오일뱅크 60조 잠수함 수주전에 나선 이유, 원가절감에 캐나다도 '윈윈'
▲ HD현대그룹이 60조 원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협상카드로 HD현대오일뱅크의 캐나다산 원유 수입을 꺼내들었다.

28일 HD현대그룹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의 캐나다산 원유 수입이 사업비 60조 원 규모 잠수함 수주전 대규모 패키지딜의 절충교역 방안에 포함됐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규모가 매우 커 정재계 인사가 수주전에 총출동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과 컨소시엄을 이뤄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와 경쟁을 벌인다. 

HD현대그룹은 현지 경제 기여도가 입찰 평가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해 계열사 HD현대오일뱅크까지 조선업 경쟁입찰에 등판시킨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정부는 평가 배점으로 △잠수함 성능 20% △현지 유지·보수·정비 50% △캐나다 공급망 기여도 등 경제적 혜택 15% △재무능력 15%를 제시했다.

HD현대오일뱅크가 캐나다산 원유 물량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점이 이 같은 전략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캐나다는 세계 4위 산유국으로 내륙 앨버타주에서 생산되는 오일샌드가 주를 이룬다. 다만 정제가 까다로워 정유사가 수익을 내려면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생산물을 재처리해 부가가치가 높은 휘발유와 등·경유로 바꾸는 설비의 비중인 '고도화율'이 높아야 한다.

HD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율은 국내 주요 정유 4사 가운데 가장 높다. 41.7%로 신용평가업계 추산 정유 4사 평균 35%을 크게 웃돈다.

그룹 차원 결정이지만 HD현대오일뱅크도 이번 협상으로 사업 전략 변화의 기로에 선 것으로 평가된다. 원가 절감이 가능한 값싼 캐나다산 원유를 이전에도 눈여겨 보고 있었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캐나다산 원유 수입 단가는 CIF(운임 및 보험료 포함 인도조건) 기준 배럴당 64.65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가장 많은 물량을 사들인 사우디아라비아 단가(73.8달러)나 미국(73.64달러)보다 약 10달러 가까이 저렴하다.

HD현대오일뱅크는 그동안 캐나다산 원유를 시험 수입하면서 공정 적합도를 가늠해 왔다. 지난해 4월에도 54만8천 배럴을 들여와 시장 이목을 모았다.

HD현대오일뱅크의 일일 정제 능력이 69만 배럴이란 점을 감안하면 수입 규모는 크지 않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런 만큼 미국발 관세전쟁에서 정유업계가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초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의 캐나다산 원유에 대한 관세 부과로 국내 정유기업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미국 중심으로 수출된 값싼 캐나다산 원유가 글로벌 시장에 많이 풀릴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미국은 이후 캐나다산 원유 대상 관세 부과를 유예했다. 하지만 두 나라 사이 관계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악화돼 정치적 불확실성은 남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HD현대그룹의 원유 수입 제안은 이번 잠수함 수주전의 패키지딜에서 주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트랜스마운틴 파이프라인(TMX) 프로젝트로 내륙의 원유 생산지 앨버타주를 서부 해안으로 잇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로 수출 다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TMX 프로젝트는 2024년 5월 상업가동을 시작했다.

캐나다 아시아태평양재단은 최근 공식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미국과 중국 모두에서 캐나다산 원유 수요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캐나다 원유 수출기업이 인도·태평양 전반으로 시장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파이프라인 가동 이후 한국으로의 수출은 사실상 전무했던 수준에서 2024년 5월부터 2025년 5월까지 3억6백만 캐나다달러(약 3210억 원)까지 증가했다”고 짚었다.
 
HD현대오일뱅크 60조 잠수함 수주전에 나선 이유, 원가절감에 캐나다도 '윈윈'
▲ 인도태평양지역으로 향하는 캐나다산 원유는 TMX 프로젝트가 가동을 시작한 뒤 크게 늘었다. 최대 수요국은 중인데 한국으로 수출도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캐나다 아시아태평양 재단>
아직까지는 캐나다산 원유가 국내 정유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페트로넷 집계를 보면 한국은 캐나다에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동안 CIF 기준 7억735만 달러(약 1조 원)어치를 수입했다. 이는 해당 기간 전체 수입액의 0.18%에 불과하다.

한국이 캐나다에서 지난해에만 2억9317만 달러(약 4171억 원)어치를 수입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승세가 나타난 셈이지만 이 역시 전체의 0.38%에 그친다.

HD현대그룹은 패키지딜에 포함된 HD현대오일뱅크의 캐나다산 원유 수입 규모를 ‘수 조 원’이라고만 발표했을 뿐 명확한 금액은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이제까지 수입 규모를 크게 웃돌며 이번 잠수함 패키지딜 성사 여부에 따라 국내 정유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업계에서는 캐나다산 원유와 관련해 각 사별로 공정 적합도와 이해관계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예를 들어 GS칼텍스는 미국 글로벌 오일 메이저 셰브론이 공동 대주주로, 에쓰오일은 사우디아라비아 사우디아람코가 최대주주로 있다. 다만 HD현대오일뱅크는 지배구조 측면에서 보다 여유롭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캐나다산 원유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전쟁 등으로 정유사들에게 기회를 가져다 준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실제로 도입해서 각 사별로 들어맞는지는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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