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솔 기자 sollee@businesspost.co.kr2026-01-26 13: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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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YP엔터테인먼트가 스트레이키즈(사진) 공식 팬클럽 멤버십 가격 인상 추진으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 JYP엔터테인먼트 >
[비즈니스포스트] JYP엔터테인먼트가 보이그룹 ‘스트레이키즈’ 공식 팬클럽 멤버십 가격을 대폭 인상하려다 팬덤의 반발과 마주하고 있다.
최근 수익성 둔화 흐름 속에서 핵심 아티스트를 활용해 수익성 방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26일 JYP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애초 이날로 예정된 스트레이키즈 공식 팬클럽 ‘스테이’ 6기 멤버십 가입이 27일로 연기했다.
공지된 멤버십 가격에도 변동이 있다. 최종 확정된 가입비는 3만9900원이며 실물 카드 등이 포함된 멤버십 키트를 멤버십 구매자에 한해 1만 원에 별도로 구매할 수 있다.
앞서 JYP엔터테인먼트가 공지한 가격보다 일부 서비스 사용료가 낮아진 점이 특징이다.
원래는 멤버십 키트와 팬클럽 인형 등을 구매하려면 추가로 각각 2만2천 원, 1만6500원을 내야 했다. 체감 가격이 사실상 7만8400원에 이르는 셈인데 이는 지난해 1월 모집한 5기 팬클럽 가입비가 키트를 포함해 3만5천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었다.
JYP엔터테인먼트가 가입 신청 시작 날짜를 하루 늦춘 것은 멤버십 가격 대폭 인상에 나서려다 팬들의 거센 항의에 직면한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스테이 6기는 이전 기수와 다른 방식으로 모집이 진행되면서 가입비와 키트비 등 일부 변경 사항이 발생했다”며 “이 과정에서 사전 안내가 충분하지 않아 스테이 여러분께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변경된 운영 방식으로 인해 스테이 여러분께 불편과 실망을 드리게 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에 스테이 6기 멤버십과 관련해 일부 운영 방식을 조정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가격이 조정되긴 했지만 여전히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동안 키트가 포함된 멤버십 가격은 2019년 1기 3만800원에서 시작해 2021년 2기 3만5천 원으로 오른 뒤 지난해 5기까지 동결돼 왔다. 그런데 올해는 키트를 제외한 가입비만으로도 과거 키트를 포함한 멤버십의 전체 가격을 넘는다.
문제는 팬클럽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으면 사실상 팬 활동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콘서트 선예매 등 팬덤 활동을 하려면 팬클럽 멤버십 가입은 필수다. 사실상 팬들을 대상으로 수익 극대화를 하는 모양새라고 볼 여지도 있다. 멤버십은 무형 상품이라는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원가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팬들 사이에서는 “키트 없이 멤버십만 3만9900원이나 받는 걸 보면 팬들을 호구로 아는 것 같다”, “키트를 무료로 되돌리지 않고 여전히 1만 원을 받는 것은 기만이다”, “불매하겠다”는 등의 불만 섞인 반응도 나온다.
시장에는 이번 가격 인상이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익성 둔화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매출 7850억 원, 영업이익 1511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률은 19.25%로 같은 해 SM엔터테인먼트의 영업이익률 추정치인 14.8%와 YG엔터테인먼트의 13.3%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다만 자체적으로 보면 수익성이 후퇴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영업이익률은 2023년 29.91%에서 2024년 21.31%로 낮아졌다.
JYP엔터테인먼트가 영업이익률 10%를 기록하는 것은 2017년 이후 8년 만이기도 하다. JYP엔터테인먼트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보인 영업이익률은 모두 20~30% 정도였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수익성 악화를 두고 “산업 구조적으로 앨범 판매량이 감소되고 매니지먼트 매출의 비중이 확대되는 와중에 신인 아티스트 라인업 추가와 중장기 성장을 위한 자회사 역량 강화 투자가 이루어지며 마진은 축소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기획상품(MD) 사업과 자체 앱(애플리케이션) ‘팬즈’를 운영하는 자회사 블루개러지의 수익성도 악화됐다.
블루개러지는 2024년 매출 907억 원, 영업이익 31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46.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4.1% 감소했다. MD 기획·제작 비용과 오프라인 팝업 매장 운영 등에서 원가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블루개러지가 오프라인 팝업 축소 등 원가 절감에 힘쓰며 실적 개선에 힘을 싣고 있는 이유다.
▲ 최근 JYP엔터테인먼트 영업이익률이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JYP엔터테인먼트가 회사의 주요 아티스트이자 알짜 수입원인 스트레이키즈의 MD 매출을 이용해 수익성 회복을 꾀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JYP엔터테인먼트는 트와이스와 스트레이키즈를 제외하면 저연차 아티스트 성과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트와이스와 스트레이키즈 등 기존 아티스트가 실적에 기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폭발적인 저연차 아티스트가 확인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복수의 증권사는 저연차 아티스트 공백과 실적 추정치 하향을 이유로 JYP엔터엔터테인먼트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췄다. 한화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11만 원에서 9만 원으로, 유안타증권은 10만 원에서 8만8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팬덤에서는 가격 인상뿐 아니라 가입처 변경을 두고도 비판적 시선이 없지 않다. 외부 플랫폼인 예스24에서 자체 앱 팬즈로 옮기며 수수료 부담은 줄었지만 가격은 오히려 더 올랐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모두 수익성 극대화를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팬클럽 멤버십은 단순 상품이 아니라 팬과 신뢰 관계를 전제로 한 장기 구조”라며 “가격 인상이 단기 수익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팬덤 피로도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MD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음반ᐧ음원, 공연과 함께 매출 핵심 축으로 꼽힌다.
JYP엔터테인먼트는 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6018억 원을 냈는데 이 가운데 MD 매출은 1326억 원으로 음반 매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세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 공연 매출은 1036억 원이었다.
전체 매출 가운데 MD 매출의 비중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만 해도 전체 매출에서 6%를 차지했지만 2024년에는 22%까지 증가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