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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달리는 시대 눈앞에, 자동차보험 상품화는 '실험 중'

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 2026-01-22 15: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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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광주광역시가 ‘자율주행 실증도시’로 지정되며 사실상 운전자 개입이 최소화된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리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자율주행차 사고 책임과 보장을 둘러싼 자동차보험 제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율주행차 달리는 시대 눈앞에, 자동차보험 상품화는 '실험 중'
▲ 국토부는 광주광역시를 자율주행 실증도시로 지정하며 도시 전체에서 상용화 검증을 진행한다고 알렸다. <국토교통부>

다만 보험업계로서는 요율 책정이 곧 손해율 관리와 실적으로 직결되는 만큼 충분한 검증과 데이터 축적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22일 보험업계는 자율주행 실증도시 시행을 앞두고 자율주행 데이터 축적과 요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토부는 전날 광주시를 자율주행 실증도시로 지정해 4월부터 도시 전체 차원에서 자율주행 기술개발과 서비스 상용화 검증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자율주행 실증은 현재 국내 시장에 유통되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수준을 넘어 운전자 개입이 거의 없는 단계까지 기술 검증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국내에서 주행하는 자율주행차는 FSD 옵션을 갖춘 일부 테슬라 차량에 한정된다.

FSD는 테슬라가 개발한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완전자율주행’이라는 명칭과 별개로 현재 기술 수준은 국제 기준상 운전자가 개입하는 ‘감독형(Level 2)’으로 분류된다.

국토부는 자율주행 실증도시 시행에 앞서 3월 광주 5개 자치구와 택시업계, 기업, 대학, 연구기관, 지방경찰청 등이 참여하는 상생협의체를 구성하고 완성차 제작사-자율주행 기업-플랫폼 기업-보험사가 함께하는 ‘K자율주행 협력모델’도 구축할 계획을 마련했다.

보험업계는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앞두고 지금까지 여러 연구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실제 도로주행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지 못한 만큼 구체적 상품 개발 등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된다.

자율주행차 도입과 책임소재, 요율 책정 관련 보험사 대응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 이슈다.
 
자율주행차 달리는 시대 눈앞에, 자동차보험 상품화는 '실험 중'
▲ 미국 온라인 보험사 레모네이드는 테슬라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을 갖춘 자동차에 보험료 할인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레모네이드 홈페이지. <레모네이드>
 
이런 가운데 미국 온라인 보험사 레모네이드는 21일(현지시각) 자율주행 기능을 핵심 전제로 설계한 ‘자율주행차 보험’을 출시하며 FSD를 활용한 주행 시 마일당 보험료를 50% 할인한다고 발표해 화제가 됐다.

레모네이드 측은 “보험 출시에 앞서 테슬라와 기술 협력을 진행해 이전에는 접근할 수 없던 데이터를 충분히 수집했다”며 “자율주행이 이뤄지는 동안 위험도가 오히려 크게 낮아졌다는 분석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에도 FSD 기술을 장착한 자동차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만큼 관련 제도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의 ‘2025년 국내 전기차 시장 결산’ 기준 2025년 국내 새로 등록된 전기차 가운데 테슬라가 27.2%를 차지했다. 국내에 유통된 모든 테슬라 차량이 FSD 기능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비중이 확대되는 만큼 FSD가 적용된 모델 확산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장은 “최근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국내 도입 등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이 전기차 구매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며 “관련 기술 개발은 물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려는 민관 공동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보험업계는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을 지키고 있다. 실질적으로 국내 시장에 자율주행차 관련 보험이 도입되려면 오랜 시간 충분한 실증을 거치며 운전자 특성과 결합한 국내 고유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기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손해보험사 실적 대부분을 갉아먹고 있다는 점에서도 보험업계로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율주행차 달리는 시대 눈앞에, 자동차보험 상품화는 '실험 중'
▲ 기존 자동차 사고와 다르게 자율주행 기능이 개입된 사고는 책임 소재 규명이나 분쟁 장기화 등에 따른 비용이 추가로 소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험연구원>
김진억 보험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감독형 FSD의 국내 도입에 따라 운전자 주의력이 저하되는 ‘자동화 과신’ 현상이 주요 사고 위험 요인으로 부상했다”며 “이에 따라 사고 발생 시 배상책임의 소재가 불명확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자율주행차 관련 보험이 그 상품 자체에 그치는 게 아니라 여러 첨단기술로 기존에는 보장되지 않던 복합적 위험이 증가하는 시대를 맞이하는 보험업계의 대응 역량을 드러낼 분기점이라고 바라본다.

즉 자율주행 시대의 자동차보험은 ‘운전자 위험’이 아니라 ‘시스템 위험’이라는 새로운 위험을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한 손해보험업계의 분석과 진단이 드러나야 할 국면이라는 뜻이다.

한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 자율주행차 주행 데이터 등이 충분히 쌓이지 않아 보험개발원에서 요율을 산정하는 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실증도시 운영이 시작되면서 바로 상품을 내놓는 게 아니라 운영을 자세히 지켜보고 데이터를 축적해 상품을 개발해 나간다는 장기적 관점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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