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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중국산 전기차 관세 철폐' 자충수 가능성, 현대차와 K배터리에 영향 끼치나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6-01-13 14: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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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중국산 전기차 관세 철폐' 자충수 가능성, 현대차와 K배터리에 영향 끼치나
▲ 중국 BYD가 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모터쇼에 투어링카인 씰 6 DM-i를 전시해 둔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이 그동안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던 수입 관세를 '최저가격 제도'로 대체하는 방안을 중국 상무부와 합의했다. 

EU는 일정 가격 이상으로 판매하겠다는 최저가격 제도를 도입했던 태양광 시장을 중국에 뺏긴 전례가 있는데 이번 전기차 최저가격 정책의 성패 여부가 현지에서 전기차 사업을 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이나 한국 배터리 3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 철폐로 이어질 수 있는 ‘가격 약정’ 지침을 발표했다. 

EU는 수입 대수를 제한하고 최저 가격제를 시행하는 중국 업체에 최대 35%의 반보조금 관세를 면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중국 전기차 기업이 앞으로 유럽에 얼마나 투자할지 정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소급해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조건도 마련했다. 

울로프 길 EU 집행위원회 통상대변인은 “보조금 금지 관세를 다른 정책으로 대체할 용의가 처음부터 있었다”고 설명했다.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는 유럽에 자동차를 수출할 때 고율 관세 부담이 커지자 현지 생산으로 돌파구를 찾아 왔다.

앞서 EU가 2024년 10월 중국 당국이 자국 전기차 기업에 부당하게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이유로 업체별로 차등해 추가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를 보면 관세 대상에는 폴크스바겐과 같은 유럽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해 유럽으로 역수출하는 전기차도 포함됐다. 

폴크스바겐은 중국 허페이에 연산 35만 대 규모의 공장에서 쿠프라 전기차를 만들어 유럽에 수출한다.  

이에 EU가 중국에 공장을 둔 유럽 업체의 타격은 최소화하고 중국 제조사는 계속 견제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최저가격 제도를 통해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관세가 자충수가 되지 않도록 다른 제도로 대체하는 셈이다. 다만 이는 유럽에 과거 태양광 산업의 악몽을 되풀이하도록 하는 패착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EU는 2013년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도 고율 관세 대신 최저가격제를 적용했다가 경쟁력이 밀려 산업이 고사했는데 전기차 산업도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EU '중국산 전기차 관세 철폐' 자충수 가능성, 현대차와 K배터리에 영향 끼치나
▲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 위치한 폴크스바겐 공장에서 2025년 12월16일 노동자가 자동차 하부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투자은행 나티시스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후퇴가 중국 의존도를 심화하고 중국 전기차 기업의 이윤을 늘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자연히 유럽을 주요 사업 거점으로 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및 SK온 등 한국 배터리 기업과 현대차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떠오른다.

EU의 최저가격 제도 도입이 실패한 전략으로 남으면 중국 전기차 제조사가 내수시장 의존을 낮추고 본격적으로 유럽 시장 확대에 도약 계기를 마련해 현지에서 현대차그룹의 입지를 좁힐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BYD는 튀르키예와 헝가리에 전기차 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샤오펑은 5일 오스트리아 그리츠 공장에서 전기차 P7+ 시험 생산을 마쳤다. 

비록 중국 전기차 기업이 관세를 면하기 위해 최저 가격을 설정하면 유럽에서 저가 공세는 어려워지겠지만 충분한 수익성을 확보해 연구개발 및 투자 여력을 확대할 수 있다. 

더구나 중국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기업이 일반적으로 자국산 배터리를 활용하는 만큼 유럽 시장에서 현지 자동차 제조사의 입지 축소는 자연히 K배터리 3사에도 악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집계를 인용한 클린테크니카를 포함한 전문매체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8%안팎의 점유율로 4위권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한국 배터리 기업의 EU 시장 점유율은 2022년 80%에서 2024년 60%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점유율은 명확한 수치가 집계되지 않았으나 K배터리의 빈틈을 빠르게 파고든 것으로 추산된다.

결국 현대차와 일명 ‘K배터리’ 3사는 EU의 시장 개방 전략이 BYD와 같은 중국 전기차 기업에 성장 기회가 아닌 가격 경쟁력과 같은 장점을 악화시킬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10일 유럽법인 공식 유튜브에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전기차인 아이오닉3 티저 영상을 올렸다. 유럽에서 생산할 아이오닉3는 올해 말 공개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및 SK온 등도 유럽에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도입했거나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사업체 S&P글로벌레이팅의 스티븐 챈 분석가는 AP통신에 ”최저가격이 중국산 전기차와 유럽 제품 가격을 좁히면 중국산 차량 수요가 일부 유럽 시장에서 제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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