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새해 첫 현장 경영 행보로 ‘보급형 스마트팜’을 선택하며 신년사에서 강조한 ‘돈 버는 농업’ 전환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하반기 조직 쇄신에 힘을 실었다면 새해를 맞아 금융과 경제를 아우르는 사업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5일 충청남도 논산시 토마토 하우스에서 보급형 스마트팜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
6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강 회장은 농업 수익성 강화를 위한 핵심 사업으로 스마트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
강 회장은 이를 위해 새해 초부터 직접 현장 경영에 나서 스마트팜 사업에 힘을 실었다.
강 회장은 전날 충남 논산 강경농협에서 열린 ‘농협금융ᐧ경제 보급형 스마트팜 협력사업 기념식’에 참석해 사업 추진 현황을 직접 챙겼다.
강 회장은 신년사에서도 ‘돈 버는 농업’을 올해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구체적 실천방안으로 스마트팜을 제시했다.
강 회장은 신년사에서 “돈 버는 농업으로 전환에 속도를 높여 농업소득 3천만 원 시대를 앞당기겠다”며 “비싼 설비가 아니라 우리 하우스 농가 현실에 적합한 보급형 스마트팜을 1600개소 이상 설치해 한국형 미래농업을 선도해 가겠다”고 말했다.
보급형 스마트팜은 기존 시설하우스와 노지에 합리적 비용으로 스마트 설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설계된 농협형 스마트팜 모델을 말한다.
농장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모바일을 통해 온ᐧ습도 관리와 하우스 개폐 등 생육 환경을 제어할 수 있어 고령 농가와 소규모 농가의 부담을 덜고 생산성을 높이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기존 시설에 낮은 비용으로도 스마트 설비를 도입할 수 있어 확산 속도가 빠르고 전국 조합원에게 적용이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사업에서 더욱 주목할 점은 금융지주와 경제지주가 함께 참여한다는 점이다.
경제지주는 생산자조직과 스마트팜 공급업체를 매칭해 사업 기반을 닦고 NH투자증권은 설치 비용의 약 60%를 지원하며 자금 조달을 맡는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전날 강 회장의 현장 경영에는 김석찬 NH투자증권 부사장이 동행하기도 했다.
여기에 경제지주가 추가로 10%를 지원해 농가 부담을 한층 낮췄다.
경제지주가 사업 전반을 앞에서 끌고 금융지주가 금융 지원 통해 뒷받침하는 셈인데 단순한 농가 지원을 넘어 생산ᐧ유통ᐧ금융을 하나의 구조로 연결한 통합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로 이 같은 협력 구조를 통해 스마트팜 설치 농가는 지난해 230곳에서 1천여 곳으로 늘었다. 농협은 올해 이를 2천여 곳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농협중앙회는 이를 통해 금융 지원이 설비 투자 확대로 이어지고 다시 농가 소득 기반 강화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농협금융이 추진 중인 생산적 금융 제3호 사업 ‘K푸드 스케일 업 프로그램’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앞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과 김석찬 NH투자증권 부사장(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이 5일 충청남도 논산시 강경농협에서 열린 ‘농협금융-경제 보급형 스마트팜 협력사업 기념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농협중앙회> |
이 프로그램은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농식품기업 대상 투자와 대출, 유통, 판로 지원을 그룹 차원의 통합 모델로 묶어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마트팜을 앞세운 돈 버는 농업 사업은 강 회장 개인에게도 큰 의미를 지닌다.
지난해 강 회장은 국정감사에서 농협을 둘러싼 각종 의혹으로 곤혹을 치른 뒤 임원 물갈이ᐧ지배구조 개선ᐧ부패 차단 등 초강도 혁신안을 연달아 발표하며 조직 쇄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해 왔다.
새해 들어 ‘농업소득 3천만 원’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전면에 내세우며 이를 실행 단계로 옮기기 시작한 것은 쇄신을 과정이 아닌 측정 가능한 결과로 증명하겠다는 방향 전환으로 볼 수 있다.
쇄신 담론을 통한 신뢰 회복을 넘어 실질적 사업 결과물을 통해 농협의 존재 이유와 자신의 리더십을 분명히 입증하겠다는 셈이다.
강 회장은 전날 협력사업 기념식에서 “스마트팜은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안정적 농산물 수급을 가능하게 하는 해결책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보급형 스마트팜 설치를 확대해 한국형 미래농업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