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증권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금호석유화학은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9천억 원, 영업이익 3200억 원가량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된다.
금호석유화학이 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7조1550억 원, 영업이익 2730억 원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매출은 소폭 줄었으나 영업이익이 20%가량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구조적 불황으로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주요 석유화학기업들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돋보이는 성과로 볼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의 실적 성장은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으로 꼽히는 합성고무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힘입었다.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이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 강화로 포트폴리오 전환에 공을 들이는 현재 시점에서 금호석유화학은 스페셜티 사업 포트폴리오가 갖춰져 있는 셈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도 성장 흐름을 이어 가면서 4천억 원 이상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 부담이 없는 SBR(스티렌부타디엔), BR(부타디엔) 등 범용성 합성고무가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가운데 NB라텍스는 빠듯해지는 수급 상황에 따라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라며 “금호석유화학은 1분기 중에 전기차용 타이어 원료인 SSBR(스타이렌부타디엔), 특수고무 EPDM(에틸렌프로필렌디엔모노머) 등의 생산량이 늘어나는 데 따른 수익성 개선도 동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호석유화학이 석유화학 업계 전반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긍정적 실적 흐름을 이어 가면서 박 사장의 경영권은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을 놓고는 박 사장과 동갑내기 사촌인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2021년에 이른바 ‘조카의 난’을 일으킨 뒤 지속적으로 분쟁을 시도하고 있다.
박 전 상무는 2024년에도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사주 전량 소각 등을 요구하는 3건의 주주제안을 냈다. 박 전 상무가 낸 안건은 주주총회에서 모두 부결됐다.
박 전 상무는 지난해에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으나 하반기에 다시 경영권 분쟁에 불을 지폈다.
그는 지난해 9월30일 입장문을 내고 “금호석유화학이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EB) 발행을 추진하면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며 “금호석유화학은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를 발행하는 다른 회사와 달리 아직 경영권 분쟁 중인 회사”라고 말했다.
박 전 상무는 “아직 경영권 분쟁이 끝나지 않았고 추가 지분 매입 등을 통해 계속 이사회에 참여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정부의 2차 상법 개정으로 집중투표제가 의무화됐고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로 현재 경영진이 내세운 후보가 아닌 후보도 이사회 입성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박 전 상무의 발언은 사실상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적극적 행동을 보이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됐다.
박 전 상무는 박 사장보다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더 많이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
지난해 3분기 초에는 9.51%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3분기 말까지 9.98%로 지분을 늘리기도 했다.
박 사장 역시 3분기 초 7.99%에서 3분기 말 8.39%로 지분을 늘렸으나 박 전 상무보다는 적다.
부친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7.84%), 동생인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부사장(1.24%) 등 특별관계자 지분을 모두 포함하면 박 전 상무에 앞서기는 하나 안심할 만한 차이는 아니다.
박 사장과 박 전 상무 양측의 지분 차이를 고려하면 결국 금호석유화학의 지분을 10% 이상 들고 있는 국민연금의 결정이 주주총회의 향방을 가를 수밖에 없다.
금호석유화학가 현재처럼 긍정적 경영 실적을 이어가는 상황이라면 국민연금은 박 사장 측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은 조카의 난을 비롯해 대부분 주주총회 안건에서 안정적 실적을 이어가는 박 사장 측의 손을 들어줘 왔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박 전 상무는 지난해 입장문 발표 이후 금호석유화학에 별다른 제안 등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금호석유화학은 상법 개정 등 법령 변화에 발맞춰 준법 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