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문장은 올해 인사를 통해 그룹 해외사업 총괄에 더해 새롭게 신설된 자산관리(WM)·중소기업(SME)부문장을 겸직하게 됐다. WM·SME부문은 각 계열사별로 나눠져 있던 자산관리와 중소기업 솔루션 등을 통합해 새로운 서비스와 사업모델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조직이다.
이 부문장은 2024년 연말 인사에서 글로벌사업부문장에 올라 지난해 KB금융 해외사업 현장을 직접 발로 뛰었다. 이에 2025년 3분기 기준 국민은행 해외법인 5곳의 합산 순이익 흑자전환 성과를 이뤄냈다.
KB금융의 약점으로 꼽혀왔던 글로벌사업이 정상화 궤도에 오르면서 생산적금융으로 전환 등 새롭게 부각된 그룹 핵심 과제에서 역할을 키우게 된 것이다.
미래전략부문은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디지털혁신사업 추진본부에 그룹의 전략·시너지·ESG를 담당하는 전략담당부서를 통합한 조직이다.
양 회장이 그룹의 생존과 지속 성장을 위해 가장 강조하고 있는 인공지능 전환을 본격화하고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관련 신사업 전략 수립과 실행을 총괄한다.
▲ KB금융그룹은 2025년 12월26일 금융 대전환 시대를 맞아 고객신뢰·보호체계 강화, 생산적·포용적 금융 전환, 미래전략·디지털혁신 융합, 고객중심 시너지·가치 극대화 등 4가지 방향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과 경영진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양 회장이 베테랑 전문경영인이자 그룹 기업금융 전문가 김성현 대표까지 3명의 부문장 체제를 구축하면서 핵심사업부문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경영승계 후보 기반도 다지고 있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은 과거 부회장 제도를 운영할 때도 여러 사업부문을 두루 경험하게 하는 방식으로 회장 후보군을 육성했다. 양 회장도 KB금융지주 부회장 시절 글로벌부문장에 이어 디지털·IT부문, 개인고객부문과 WM·연금·SME부문까지 두루 거쳤던 경험이 있다.
양 회장은 올해 지주 재무, 리스크관리 등 핵심 경영부문 임원진 인사도 교체보다 승진 인사로 신뢰를 보였다.
지난해 지주 부사장 6명 가운데 임기가 만료된 5명을 모두 교체하는 과감한 인사로 양종희 체제의 경영진 진용을 새롭게 구축한 만큼 올해는 조직 안정화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KB금융은 올해 그룹 살림을 책임지는 나상록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상무에서 전무로 올렸다. 고환율과 생산적금융 압박 등으로 자본비율 유지 과제가 한층 무거워진 가운데 재무담당 임원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염홍선 리스크관리담당 전무은 유임됐다.
이번에 교체한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준법감시인에는 국민은행 부행장 출신들을 기용했다. 비은행 계열사 출신들을 발탁하는 등 과감한 인사 기조를 보였던 지난해와 대조되는 부분이다.
조영서 KB금융지주 신임 최고전략책임자 부사장은 KB국민은행에서 인공지능·디지털전환추진그룹대표 부행장을 역임했다. 최석문 준법감시인 부사장도 KB국민은행 경영지원그룹대표 부행장 출신이다.
KB금융은 양 회장 체제에서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연간 순이익 5조 원을 달성하고 올해는 6조 원대를 바라보는 등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밸류업에도 앞장서 올해 11월에는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50조 원을 넘어서기도 하는 등 기업가치 측면에서도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양 회장은 올해 9월 KB금융지주 창립 17주년 기념식에서 “KB금융은 단순한 규모의 확대가 아닌 질적 성장, 철저한 자본비율 관리와 효율성 제고를 병행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어가겠다”며 “내실을 단단히 다져 본질적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