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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재난 피해 1200억 달러로 연간 최대, '기후정책 해체' 미국 내 위기감 급상승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5-12-29 14: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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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재난 피해 1200억 달러로 연간 최대, '기후정책 해체' 미국 내 위기감 급상승
▲ 올해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서편 일대에 위치한 한 가옥이 불타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기상재난으로 발생한 경제적 피해액이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는 집계 결과가 나왔다. 특히 올 한 해 기후대응 정책을 해체하며 보낸 미국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를 위기로 보는 미국인들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시각) 환경뉴스 플랫폼 '어스.org'는 구호단체 크리스천 에이드가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전 세계 기후피해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피해 규모 기준 상위 10대 재난만 모아도 피해액이 1200억 달러(약 173조 원)를 넘어섰다.

가장 큰 피해를 입힌 재난은 올해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었다. 로스앤젤레스 산불 피해는 미국에 약 600억 달러에 달하는 피해를 입힌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10대 재난을 두 번 겪은 유일한 국가였다. 로스앤젤레스 산불 외에도 올해 7월에 텍사스주 홍수 참사도 약 10억 달러 규모 경제적 피해를 입힌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천 에이드 측은 실제 피해액은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에 집계된 피해액은 보험사들이 피해자들에 지급한 보험료를 바탕으로 추산한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미국은 시민들이 기후변화를 위험으로 인식하는 수준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은 26일(현지시각) 미국 예일대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미국 유권자 가운데 약 65%는 기후변화를 실질적 위기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앤서니 라이저로위츠 예일대 기후변화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 책임자는 가디언을 통해 "기후위기가 많은 정치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은 이미 기온상승과 생활 물가 상승을 연관짓기 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세계 각지에서 발생한 기상 재난들이 식량 생산에 타격을 줘 물가를 끌어올렸고 주택 보험료를 높이면서 미국인들이 체감하는 생활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기상재난 피해 1200억 달러로 연간 최대, '기후정책 해체' 미국 내 위기감 급상승
▲ 올해 6월 중국 남부 구이저우성 룽장시 시내 건물들이 대규모 홍수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단행한 기후정책 해체도 미국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 풍력 등 저렴하게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발전원의 확산을 제한해 전기료 상승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최근 대형 재난들이 연이어 발생했음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재난관리청(FEMA) 해체를 추진하고 있는 것을 실책이라고 보는 미국인들이 대다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예일대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 가운데 약 80%는 미국 행정부의 기후정책 해체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라이저로위츠 책임자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런 조치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선거는 기후변화에 대한 투표가 아니었는데도 지금 행정부는 자기들 멋대로 행동하며 국민들의 동의를 얻은 것처럼 정책을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난이 늘면서 기후변화 인식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미국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일이 아니다.

크리스천 에이드 조사에 따르면 피해가 세 번째로 컸던 기상 재난을 겪은 중국도 국민들 대다수가 기후변화를 위기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올해 6월부터 태풍이 동반한 폭우로 남부 전역에 걸쳐 대홍수가 발생했는데 경제적 피해 규모가 약 117억 달러(약 1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올해 6월 중국 기상청은 '중국 기후변화 청서'를 통해 기후변화 위험지수를 최대 수준으로 격상했다.

크리스천 에이드 집계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산불 다음으로 올해 가장 큰 피해를 입힌 재난은 동남아시아 대홍수(250억 달러)였다. 

중국 대홍수, 허리케인 멜리사(80억 달러), 인도·파키스탄 산사태(56억 달러), 필리핀 연속 태풍사태(50억 달러), 브라질 가뭄(47억5천만 달러), 사이클론 알프레드(12억 달러), 사이클론 가랑스(10억5천만 달러), 텍사스주 홍수참사(10억 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크리스천 에이드가 집계한 상위 피해국에는 들어가지 않았으나 국민들 사이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인식 수준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지난해 발표한 '기후국민투표' 결과에 따르면 한국 국민들의 88%는 정부가 기후대응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답했다.

패트릭 와트 크리스천 에이드 최고경영자(CEO)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감축하고 화석연료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하지 않는 한 극한 기상 현상 피해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기상재난들은 우리가 전환을 가속화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경고"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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