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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계 학살·진박감별사·청와대 돌풍', 청와대·대통령실 출신자의 선거 도전사

조성근 기자 josg@businesspost.co.kr 2025-12-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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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청와대와 대통령실은 선거판이 벌어지면 '권력의 심장'에서 '민심의 전장'으로 참모들을 내보내 왔다. 하지만 항상 좋은 성적만 받은 것은 아니다. 

역대 정부는 청와대·대통령실 인사를 지방선거와 총선의 전면에 내세웠지만 선거 결과는 정권이 처한 상황과 민심 흐름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친이계 학살·진박감별사·청와대 돌풍', 청와대·대통령실 출신자의 선거 도전사
▲  4월1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본관의 모습. <연합뉴스>

21일 정치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충남 통합 추진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 전 통합이 성사될 경우 통합 광역단체장에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차출될 것이라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더불어민주당 대전·충남 지역 의원들을 초대한 오찬 간담회에서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는 건 가장 중요한 과제다. 과밀화 해법과 균형성장을 위해 대전과 충청의 통합이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며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통합된 자치단체의 새로운 장을 뽑을 수 있게 중앙정부 차원에서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행정 조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여권에서는 대통령실 인사의 '지방선거 차출론'이 계속 흘러나왔다. 강 비서실장뿐 아니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전남도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두 사람 모두 현재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아울러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실 수석비서관뿐아니라 비서관급 인사 가운데 일부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무수석실에서는 행정관급들까지 지방선거 차출가 점쳐진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강원도지사, 김병욱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은 성남시장 출마가 유력하다. 이 밖에도 이 대통령의 '입'으로 불리는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이 인천 계양을 재보궐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역대 청와대·대통령실은 핵심 참모들을 선거 진용의 선봉으로 삼아 내보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이후 현재까지 '비서실장급'(장관급) 인사가 대통령 임기 중 직을 던지고 출마해 당선된 사례는 문희상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유일하다. 문 전 실장은 2004년 17대 총선 당시 비서실장직을 사임하고 출마했는데 탄핵 역풍으로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급상승하며 경기 의정부갑에서 당선됐다.

2010년 6월2일에 실시된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에 치러져 '친노(노무현)의 화려한 부활'이 이뤄졌다. 당시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론과 함께 작용해 친노계 인사들이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

'좌희정 우광재'라 불리며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당시 안희정 충남도지사 후보와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의 선전은 친노계 부활의 상징으로 통한다. 경남에서는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던 무소속 김두관 경남도지사 후보가 이명박 정부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이달곤 후보와 벌인대결에서 이겼다.
 
'친이계 학살·진박감별사·청와대 돌풍', 청와대·대통령실 출신자의 선거 도전사
이광재 당시 강원도지사(왼쪽)와 안희정 당시 충남도지사가 2010년 8월29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광역단체장 정책간담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노 전 대통령이 '친구'라고 부르던 김정길 부산시장 후보와 참여정부 시절 총리를 지낸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도 패배하긴 했지만 약진했다. 김 후보는 부산에서 45%를 득표했고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한명숙 후보에 줄곧 끌려다니다가 강남 3구의 몰표에 힘입어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이명박 정부 시절 당시 청와대·대통령실 인사들은 아예 출마조차 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천권을 쥐면서 이른바 '친이(이명박)계 학살'이 벌어졌고 청와대 참모들은 고배를 마셨다.

특히 다수의 MB맨들은 당내 공천 과정에서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경선 탈락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여러 차례 중용해 대표적 MB맨으로 꼽히는 이동관 전 청와대 언론특별보좌관(전 홍보수석)은 서울 종로에 공천 신청을 했으나 당은 친박(박근혜) 중진 홍사덕 의원을 전략공천했다. 

정진석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청와대를 나와 험지인 서울 중구에 도전했으나 낙선했고, 박형준 대통령실 사회특별보좌관(전 정무수석) 역시 공천을 받지 못해 부산 수영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패배했다. 이상휘 전 청와대 홍보기획관(포항 북), 김형준 전 청와대 춘추관장(부산 사하갑), 김대식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부산 사상) 등 MB 측근 인사들도 쓴잔을 마셨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2016년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진박'(진실한 친박) 논란 속에 참모들이 대거 차출됐다. 

'진박감별사' 논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11월 국무회의에서 "국민을 위해 진실한 사람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한 게 발단이 됐다. 이후 새누리당 예비후보마다 "제가 진실한 사람"이라고 강조하고 친박계 조원진 의원이 "제가 가는 곳은 모두 진실한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논란이 더욱 확산했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당시 총선에서 오히려 '원내 1당'의 지위를 상실했다. 민심은 '진박감별사' 논란으로 내분에 빠진 새누리당보다는 견제론을 내세운 더불어민주당 손을 들어줬다. 민주당은 정치 본거지인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일격을 당하면서 참패했음에도 수도권 압승을 토대로 원내 제1당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민주당은 123석으로 제1당, 새누리당은 122석으로 제2당이 됐다. 단 한 석 차이였지만 원내 제1당을 내줬다는 충격파는 새누리당을 혼돈의 늪으로 빠뜨렸다.

다만 당시 새누리당은 패배했지만 청와대·대통령실 입장에서 나쁘지 않는 성과를 거뒀다. 당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인천 연수을), 유민봉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례대표), 초대 민정수석을 지낸 곽상도 당시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대구 중·남구) 등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다만 박종준 대통령경호실 차장은 낙선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잠시 '청와대 돌풍'이 있었다.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비롯해 진성준(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민형배(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 비서관 등 수석·비서관급 참모진이 대거 당선됐다.

윤석열 정부 역시 지난해 제22대 총선을 맞아 참모들을 대거 내보내는 '용산 차출'을 감행했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은 용산 참모들 차출에 적극적이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정치 경험이 적은 윤 전 대통령이 총선을 통해 가급적 많은 수의 '친위세력'을 구축하려 한다는 풀이가 나왔다.

당시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주진우 대통령실 법률비서관 등은 당선증을 거머쥐었으나 핵심 측근인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전희경 대통령실 정무1비서관 등은 수도권 험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조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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