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를 해체한다. 사진은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에 위치한 국립대기연구센터. <국립대기연구센터> |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공포심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기후변화 연구를 해오던 기관을 해체한다.
미국 연방정부는 16일(현지시각) 미국 국립과학재단 산하 '국립대기연구센터(NCAR)'를 해체한다고 발표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립대기연구센터가 기후변화에 관한 공포를 조장한 것을 해체 사유로 들었다.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국립과학재단이 콜로라도주 볼더에 위치한 국립대기연구센터를 해체할 것"이라며 "이 시설은 미국 내에서 기후 공포를 조장하는 가장 큰 원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국립대기연구센터는 현재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의 권위를 가진 기후변화 및 대기 연구 기관이다. 1960년대 콜로라도주 볼더에서 창립됐으며 슈퍼컴퓨터, 기후 데이터셋, 첨단 항공기 등 각종 자산들을 활용해 기후변화 관련 연구를 해왔다.
케빈 트렌버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명예 물리학 교수는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이 연구소의 해체는 과학 연구에 있어 크나큰 손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렌버스 교수는 1984년에 국립대기연구소에 합류해 일하다 2020년에 은퇴했다.
트렌버스 교수는 "국립대기연구센터는 기후 과학에 관한 각종 발견을 해낼 뿐만 아니라 매일 밤 뉴스에서 보는 일기 예보를 생성하는 기후 모델에 정보를 제공하는 핵심적인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국립대기연구센터가 위치한 콜로라도주 정부는 사전에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며 반발했다.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공공의 안전이 위협받고 과학이 공격받고 있는 것"이라며 "기후변화는 실재하는 현실이고 국립대기연구센터의 업무는 기후과학 그 이상을 포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립대기연구센터는 화재나 홍수 같은 혹독한 기상이변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해 국가가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가정의 파탄을 막는 데 기여한다"고 말했다.
보트 국장은 국립대기연구센터의 업무는 다른 기관이나 장소로 이관될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트렌버스 교수는 "국립대기연구센터는 전 세계 과학자와 강연자들을 끌어들이며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의 학자들을 배출해왔다"며 "연구소가 문을 닫게 되면 여러 발견과 데이터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당장은 어떻게든 굴러갈지는 몰라도 미국에서 날씨와 과학을 다룰 다음 세대의 인재들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