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JB금융그룹의 차기 전북은행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가 돌연 연기되면서 그 배경을 놓고 금융권 안팎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차기 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된 박춘원 현 JB우리캐피탈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이사회 연기 이유로 꼽는다.
| ▲ JB금융 전북은행 차기 행장으로 박춘원 현 JB우리캐피탈 대표가 단독추천됐다. 하지만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선임 절차가 미뤄졌다. |
박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이미 불거진 문제였다는 점에서 JB금융그룹 차원의 최고경영자(CEO) 검증 절차 및 내부통제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애초 전날로 예정됐던, 차기 행장을 뽑기 위한 전북은행의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가 갑작스럽게 연기됐다.
앞서 JB금융 자회사 최고경영자(CEO)후보추천위원회는
백종일 현 전북은행장과 박 대표를 차기 전북은행장 후보 최종 2인으로 추렸다.
하지만
백종일 행장이 중도 사퇴를 하면서 박 대표가 단일후보로 추천됐고 무난히 차기 전북은행장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에서도 박 대표의 경영역량을 볼 때 다음 전북은행의 혁신을 이끌 다음 행장으로 손색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 대표는 1990년 삼일회계법인에서 회계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아주산업, 아주캐피탈, 아주저축은행 등을 거쳐 2021년부터 JB우리캐피탈 대표를 맡았다.
박 대표는 JB우리캐피탈을 이끌며 가파른 순이익 성장세를 이끈 점이 강점으로 평가됐다.
JB우리캐피탈은 박 대표 체제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JB우리캐피탈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으로 2116억 원을 올렸다. 1년 전보다 16% 늘었다.
이에 JB우리캐피탈은 JB금융그룹에서 광주은행(2336억 원) 다음으로 실적 기여도가 높은 계열사로 자리 잡았다. 같은 기간 전북은행은 순이익 1784억 원을 내는 데 그쳤다.
금융권에서는 박 대표의 성과와 별개로 이미 알려진 ‘사법 리스크’가 행장 선임 일정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박 대표는 이른바 ‘김건희 집사 게이트’로 불리는 IMS모빌리티 투자와 관련됐다는 의혹을 받으며 특검 수사선상에 올랐던 인물이다. 박 대표는 이와 관련해 7월 특검 조사에 직접 출석하기도 했다.
박 대표의 혐의가 확정된 게 아니지만 특검이 수사 중인 사안과 관련한 인물이 최종 후보 1인으로 올랐다는 점에서 이사회가 부담을 느꼈을 수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이 지속해서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금융지주의 변화를 압박하고 있는 점도 부담일 수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10일 금융지주 CEO 간담회에서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할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 차원에서 지배구조 및 내부통제 점검이 한층 엄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 JB금융 내부통제와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 관련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
일각에서는 돌연 절차가 연기됐다는 점에서 그룹 내부적으로 후보 선정 과정에서 충분한 사전 검증이 이뤄졌는지 등 내부통제 시스템 전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JB금융 자체적으로 구축한 내부통제 전반과 자회사 CEO 추천, 선임 과정이 투명한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JB금융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최고경영자 상시후보군 관리 미흡 등 내부통제 및 지배구조와 관련한 지적을 받기도 했다.
JB금융지주와 전북은행은 아직 차기 행장 선임 절차와 관련해 명확한 이사회 중단 배경이나 향후 일정을 공식적으로 내놓지 않았다.
백종일 현 전북은행장 임기는 올해 말로 종료된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