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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반도체 '화이트리스트' 정책 도입하나, 엔비디아 견제에 더 힘 실려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5-12-12 15: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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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반도체 '화이트리스트' 정책 도입하나, 엔비디아 견제에 더 힘 실려
▲ 중국 정부가 현지 기관 및 기업에 사용을 권장하는 인공지능 반도체 목록을 배포할 계획을 두고 있다. 사실상 자국 제품 사용을 압박하는 화이트리스트 정책을 도입하는 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화웨이 '어센드' 인공지능 반도체 기반 서버용 제품.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정부가 현지 기업 및 기관들에 자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 활용을 한층 더 압박하기 위해 사실상의 ‘화이트리스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최근 엔비디아 고성능 반도체 중국 수출을 허용한 만큼 관련 규제를 한층 더 강화해 자급체제 구축에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닛케이아시아는 12일 “중국 정부의 엔비디아 반도체 견제 정책으로 현지 시장에서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앞으로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 산하 정보기술안전평가센터는 이른 시일에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신뢰성 평가를 실시한 뒤 권장 제품 목록을 발표할 계획을 두고 있다.

미국의 기술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제품들이 해당 리스트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닛케이아시아는 해당 리스트에 포함되는 인공지능 반도체를 사용하는 일이 정부 기관과 현지 기업들에 의무사항으로 자리잡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중앙정부의 이러한 지침은 각 지방정부 정책에 반영될 공산이 크고 현지 기업들도 향후 반도체를 조달하는 과정에서 압박을 받게 될 수밖에 없다.

닛케이아시아는 이미 상하이를 비롯한 주요 지방정부가 중국 당국의 지침에 따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 사용하는 반도체 자급률을 2027년까지 7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자연히 중국 기업에서 설계하고 제조한 인공지능 반도체 수급이 우선순위에 놓일 공산이 크다.

중국 정부는 이미 2026년부터 시작되는 5년 동안의 산업 발전 계획을 발표하고 과학기술 분야에서 자급체제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특히 반도체 공급망에는 ‘특별 조치’가 예고된 만큼 정부 기관과 현지 대형 IT기업들이 수입산 인공지능 반도체 대신 자국산 제품을 활용하도록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닛케이아시아는 이에 따라 화웨이와 무어스레드 등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들의 제품이 목록에 포함되며 자국 고객사들에 선택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결국 중국 정부의 정책은 자국 기업들의 인공지능 반도체를 특정 목록에 포함해 구매를 허용하고 해외 제품 수입에 불이익을 주는 화이트리스트 개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AI 반도체 '화이트리스트' 정책 도입하나, 엔비디아 견제에 더 힘 실려
▲ 엔비디아 데이터서버용 GPU 제품 홍보용 사진.

중국은 과거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 성장 초기에도 화이트리스트 정책을 통해 자국 기업들에 현지 고객사들의 수주 기회를 몰아주는 방식을 활용해 왔다.

당시 한국 기업들의 배터리가 중국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 나가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제공하는 보조금 대상 목록에 현지 제조사들만 포함하는 화이트리스트 정책이 발표됐다.

결국 한국 업체의 배터리를 적용한 전기차는 중국에서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돼 소비자는 물론 고객사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고 이는 한국에 큰 손해로 이어졌다.

반면 중국 경쟁사들은 자국 내 수요를 사실상 독점하며 빠르게 성장할 기회를 얻었고 이는 결국 중국이 세계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에 오르는 결과로 이어졌다.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 반도체에도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엔비디아의 진입 기회를 막아 이러한 효과를 재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볼 수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에서 최근 엔비디아 H200 중국 판매를 승인한 점도 중국의 정책적 대응 강화에 계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H200은 엔비디아가 기존에 중국에 수출하던 H20 대비 성능이 크게 향상된 제품이다. 중국 대형 IT기업들은 이를 도입하는 데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자국산 인공지능 반도체 활용 압박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엔비디아가 현지 고객사 수요를 확보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 기술과 양산 능력이 아직 완전한 자급체제를 구축하기는 부족한 수준이라는 점이 변수로 남아 있다.

화웨이가 중국에서 고사양 제품 수요에 대응하는 데 한계를 맞는다면 꾸준한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위해 현지 기업들이 수입산 반도체에 의존을 이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4월 열린 공산당 AI 산업 회의에서 인공지능 기술 자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자원을 적극 동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따라서 엔비디아 고성능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계기로 자국 기업의 기술 발전과 생산 투자를 지원하려는 정부 차원의 움직임도 한층 더 활발해질 공산이 크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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