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호주 정부가 한화그룹의 호주 조선기업 오스탈 지분투자를 승인, 한화그룹이 오스탈의 최대주주에 오르게 됐다.
한화그룹은 오스탈USA이 운영하고 있는 미국 앨라배마주 모바일 소재 조선소를 발판삼아, 한국-미국 조선협력 ‘마스가’를 군함 분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 ▲ 호주 정부가 한화그룹이 오스탈 지분을 19.8%로 늘리는 투자를 승인했다. |
짐 찰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현지시각 12일 입장문을 통해 “호주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의 권고에 동의, 한화그룹이 오스탈의 지분을 현재(9.9%)보다 2배 수준으로 늘리는 계획을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찰머스 장관은 “다만 한화그룹은 지분율을 19.9% 이상으로 늘릴 수 없으며, 소수 주주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해 한화오션을 통해 오스탈 측과 인수를 논의했다 무산된 적이 있다. 한화오션은 당시 인수 금액으로 9천억 원을 제안했다.
인수를 위해 2024년 3월 실사를 진행하고, 곧바로 현장실사를 진행하기로 합의했으나, 현장실사를 하루 앞두고 오스탈로부터 취소 통보를 받았다. 그 해 9월 인수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이 호주에 공동설립한 법인 ‘HAA’가 지난 3월 장외거래로 1687억 원을 투입 오스탈 지분 9.9%를 인수했다. 또 이번 호주 정부의 승인으로 총수입스왑계약 콜옵션을 통해 오스탈 지분율을 19.8%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되면 오스탈의 기존 1대 주주인 호주 타타랑벤처스(상반기 말 기준 19.28%)를 넘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한화그룹은 최대주주 지위를 내세워 오스탈 이사회 진입,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오스탈 측은 12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한화가 승인을 받으면 이전에 전달받은 협력관계·이사회 직책 요청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 ▲ 미국 앨라배마주 모바일에 위치한 오스탈 조선소. <오스탈> |
한화그룹은 오스탈을 통해 미국 내 조선거점을 추가로 확보, 미국 해군의 군함 건조 사업 참여 기회를 넓힐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미국 해군의 전투함은 '반스-톨레프슨법'에 따라 미국 내 조선소에서만 건조하도록 돼 있다.
군함 분야에서 한미 조선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반스-톨레프 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 개정 추진 여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스탈USA는 미국 앨라배마주 모바일에 군함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다. 초계함급 이하의 함정과 해경정, 지원선 등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며,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미국 모바일 조선소 증설 프로젝트도 2건 진행 중이다.
앞서 오스탈USA는 2024년 9월에 미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 제너럴다이나믹스일렉트릭보트와 잠수함 모듈 생산시설 구축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오스탈USA는 2026년 핵추진잠수함 모듈 생산시설을 완공할 예정”이라며 “한화그룹의 오스탈 인수 성공은 미국이 집중하고 있는 핵추진 잠수함 건조 가치사슬에 직접 참여하는 국내 업체의 등장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한화그룹 측은 “호주 정부의 결정을 존중하며 앞으로 잘 협력해 미국 사업 등 상호 발전적 미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