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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본 '원전사고 트라우마' 극복 시도, 러시아·중국 맞서 원전 경쟁력 키운다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5-11-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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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본 '원전사고 트라우마' 극복 시도, 러시아·중국 맞서 원전 경쟁력 키운다
▲ 콘스탈레이션에너지가 재가동을 준비하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전에서 6월25일 서스퀘아나 강물 표면에 냉각탑이 반사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과 일본이 과거 발생했던 ‘원전사고 트라우마’를 넘어 원자력 발전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미국과 일본은 과거 원자력 강국이었지만 원전사고로 '주춤'한 사이 핵연료 재처리 기술과 가격 경쟁력 등 강점을 앞세운 러시아와 중국에 밀리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18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 재가동을 준비하는 콘스탈레이션에너지에 10억 달러(약 1조4630억 원) 대출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는 1979년 3월28일 미국 최악의 원전 사고로 평가받는 방사능 유출 사건이 발생했던 곳이다. 이후 스리마일 원전은 안전성 검토와 점검 등 작업을 거쳐 1985년에 가동을 재개했다가 경제성 하락으로 2019년 폐쇄했다. 

그러다 지난해 원전 재가동을 위한 승인을 받았는데 미 정부가 승인 1년 만에 대규모 대출 지원에 나선 것이다.

CNBC는 “정부 대출은 예상 비용인 16억 달러(약 2조3470억 원)의 대부분을 충당할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일본도 과거 사고 기억을 딛고 원전 확대에 팔을 걷어부쳤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달 24일 의회 연설에서 “일본 내에서 생산하는 원자력 에너지는 중요하다”며 직접 원자력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일본은 2011년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한 뒤 54개였던 발전소 가운데 11개만 가동했다. 신임 총리가 원전에 다시 힘을 싣는 발언을 꺼낸 셈이다. 

일본 정부는 현재 10% 미만인 원자력 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20%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헤닝 글로이스타인 이사는 로이터를 통해 “다카이치 총리는 야침차게 원자로 재가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미국과 일본은 원전 협력도 강화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10월28일 일본 도쿄에서 서명한 무역합의 이행 공동 문서에 원자력 개발 협력 내용을 담았다. 
미국·일본 '원전사고 트라우마' 극복 시도, 러시아·중국 맞서 원전 경쟁력 키운다
▲ 이집트 엘다바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18일 발전기가 올라가고 있다. 엘다바 원전은 러시아 로사톰이 건설한다. <연합뉴스>

협정 내용을 담은 팩트시트를 보면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가 추진하는 발전소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 도시바와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이 참여한다. 일본의 대미 투자금 5500억 달러(약 807조 원) 가운데 일부를 미국 내 원자력 인프라에 사용하기로 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미국과 일본이 급증하는 전력 수요와 이에 따른 전기료 상승 등을 대처하기 위해 과거 원자력발전소 사고에 일단 지원을 확대한 셈이다.

이는 미국과 일본이 세계 원자력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원래 미국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당시 유일한 핵 보유국 지위를 살려 원자력 개발을 주도했다. 일본 또한 동일본 대지진 전까지 원자력 강국이었다가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탈원전을 시도했다. 

현재 세계 원자력발전 시장은 원전 연료 생산에 경쟁력 갖춘 중국과 러시아 등이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데 미·일이 이를 견제하려 나서는 것일 수 있다.

에너지 전문매체 E&E뉴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국영 로사톰을 앞세워 원전 설계와 건설, 핵연료 공급 등을 묶어 제공하는 방식으로 동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 국가에 점유율을 키웠다. 

존스홉킨스와 하버드 등 대학은 7월28일 내놓은 연구에서 중국이 미국의 7분의 1 정도 비용으로 원전 건설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구나 원자력발전은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이 적어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수요가 높은데 러시아나 중국이 농축 우라늄과 같은 핵연료를 ‘무기화’하면 이에 대응이 어렵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세계 농축 우라늄 시장에서 러시아 로사톰과 중국핵공업집단유한공사 (CNNC)는 각각 44%와 14% 점유율을 보인다. 둘이 합치면 절반을 넘는다.

요컨대 미·일 양국이 과거 대형 사고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원자력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힘을 합친다는 시각이 힘을 얻는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10월22일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가 연 포럼에서 “세계 원자력 수요가 늘고 있지만 원자로는 러시아와 중국이 건설한다”며 “그들이 에너지 기술을 선도하는 걸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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