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솔 기자 sollee@businesspost.co.kr2025-11-12 16: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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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상 하이브 대표이사와 아이작 리 하이브 아메리카 의장 겸 대표이사가 3분기 영업손실을 감수하는 결단을 내렸다. <하이브>
[비즈니스포스트] 이재상 하이브 대표이사와 아이작 리 하이브 아메리카 의장 겸 대표이사가 인천에서 머리를 맞대었다. 3분기 하이브가 상장 이래 첫 분기 영업손실을 내며 실적에 불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3분기 영업손실이 글로벌 사업 확장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하이브의 투자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하이브에 따르면 인천에서 13일까지 하이브 글로벌 전역 경영진이 참여하는 ‘글로벌 리더십 서밋’이 열린다. 방시혁 의장과 이재상 대표이사를 비롯해 김영민 하이브 재팬 회장, 아이작 리 하이브 아메리카 의장 겸 대표이사, 미트라 다랍 하이브 X 게펜 레코드 대표, 스캇 보체타 빅 머신 레이블 그룹 CEO(최고경영자) 등 80여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이곳에서 이들은 회사의 성장 전략과 중장기 비전을 공유한다.
이번 ‘글로벌 리더십 서밋’은 하이브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주요 경영진이 한 곳에 모이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이브는 3분기 매출 7272억 원, 영업손실 422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시장기대치(컨센서스)인 영업이익 363억 원을 밑도는 어닝 쇼크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영업손실의 책임은 회사를 총괄하는 이재상 대표와 북미와 라틴을 총괄하는 아이작 리 대표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영업손실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일회성 비용 대부분이 북미와 라틴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 하이브는 3분기 매출 7272억 원, 영업손실 422억 원을 냈다.
이재상 대표는 주주서한에서 “이번 수익성 저하는 크게 두 가지 요인에서 비롯됐다”며 “북미 사업 구조 개편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과 글로벌 아티스트 IP(지적재산) 확대를 위한 선제적 투자”라고 말했다.
하이브는 3분기 빅히트 뮤직 소속 보이그룹 ‘코르티스’와 라틴 보이그룹 프로젝트 ‘산토스 브라보스’, 라틴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 ‘파세 아 라 파마’로 결성된 밴드 3팀 등을 선보였다. 이에 따른 신인 아티스트 IP 투자비로 약 450억 원이 비용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 측은 이러한 대형 프로젝트의 집중이 3분기 영업손실을 불러올 것을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 동력이 될 IP 발굴을 위해 단기적 영업손실을 감수하기로 한 것이다.
이재상 대표는 “단기 실적 창출과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라는 두 요소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은 불가피하다”며 “신인 아티스트에 대한 대규모 선제적 투자를 기반으로 경쟁우위를 지속하는 하이브에게 이러한 딜레마는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시장의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투자를 단기 실적 방어 목적으로 늦추는 것은 올바른 경영판단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일회성 비용인 북미 사업 구조 개편 비용 또한 약 450억 원 규모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하이브 아메리카 신임 의장 겸 대표를 맡게 된 아이작 리 대표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해당 개편은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계약 중심 사업 구조에서 레이블 중심 통합 IP 비즈니스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K팝의 시스템을 미국 음악 시장에 이식하는 것이다.
이재상 대표는 “북미 사업의 중심축 전환 및 조직 효율화를 위한 일회성 조정이 발생하며 약 6%포인트 수준의 이익 희석 효과가 발생했다”며 “북미 사업의 중장기적 수익성 개선과 사업 체계 정비를 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이브 아메리카는 2026년 걸그룹과 보이그룹 각각 한 팀의 데뷔를 계획하고 있다.
이재상 대표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수익성 부담 요인들이 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대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내년부터는 수익 구조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