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5-11-10 17: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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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펄어비스의 신작 ‘붉은사막’이 2026년 3월19일 출시된다. <펄어비스>
[비즈니스포스트] 2026년 글로벌 게임시장의 최대 기대작 ‘GTA6(그랜드 테프트 오토6)’가 또 다시 출시 일정을 연기하면서 내년 신작 ‘붉은 사막’을 선보이는 펄어비스가 반사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내년 3월 출시 예정인 ‘붉은 사막’은 GTA6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게 되면서 글로벌 유저들의 관심과 소비 여력을 집중적으로 흡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락스타게임즈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GTA6의 출시 일정을 2026년 11월19일로 재차 연기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2025년 가을 출시 계획에서 2026년 5월로 한 차례 미뤘던 일정을 또 다시 6개월 늦춘 것이다.
GTA6는 단일 지식재산권(IP) 기준 세계 최고 매출 게임이다. 전작인 GTA5는 출시 10년이 지난 2024년 5월 기준으로 판매량 2억 장을 넘어섰다.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타이틀인 만큼 업계에서는 GTA6와 동시 경쟁을 피하기 위한 눈치 싸움이 치열했다.
특히 펄어비스의 ‘붉은 사막’은 당초 3월 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어 GTA6가 5월에 출시될 경우 불과 두 달 간격으로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이번 연기로 ‘붉은 사막’은 경쟁자를 피해 안정적인 흥행 구간을 확보하게 됐다.
글로벌 게임 전문 매체 IGN은 “2026년 봄에 나오는 모든 게임이 승자가 됐다”며 “붉은 사막, 007: 퍼스트라이트, 사로스 등 3~4월 출시작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하며 붉은 사막의 이름을 가장 처음으로 거론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시장에서도 즉각 반영됐다. GTA6 연기 소식 이후 펄어비스 주가는 7일 하루 만에 4.36% 상승했고, 10일에도 2.23% 추가 상승세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붉은 사막의 자체 완성도만 담보될 경우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기대하고 있다.
‘붉은 사막’은 펄어비스가 2018년부터 개발 중인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로 2021년 초 출시 예정이었다가 여러 차례 연기됐다. 당초 올해 말 출시를 계획했지만 막바지 개발 과정에서 일정이 다시 조정되며 내년 3월 말로 확정됐다.
▲ 김대일 펄어비스 이사회 의장.
업계 일각에서는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의 ‘완벽주의’에서 이러한 일정 변경의 원인을 찾기도 한다.
김 의장은 꾸준히 “게임 출시 시기보다 완성도가 더 중요하다”는 철학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15년 전 한 국내 매체와 인터뷰에서도 “게임을 파는 데 시기는 중요하지 않다. 언젠가는 ‘퍼펙트하다’는 순간이 올 때 내놓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장은 NHN 퇴사 후 펄어비스를 창립해 단 하나의 게임 ‘검은 사막’으로 회사를 국내 메이저 게임사 반열에 올려놓았다. 개발 당시 그래픽, 물리 엔진, 콘텐츠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목표로 개발을 이끌었고 ‘검은 사막’은 누적 매출 2조6천억 원을 돌파한 글로벌 IP(지적재산권)로 자리잡았다.
잦은 연기에도 불구하고 최근 게임 시장이 ‘대형 완성형 타이틀’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김 의장의 철학이 오히려 시장 변화에 부합한다는 평가도 있다. 펄어비스 측은 AAA급 콘솔 타이틀 개발에는 통상적으로 5년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개발 일정이 비정상적으로 긴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붉은 사막에 대한 기대감은 올해 8월 독일에서 열린 ‘게임스컴 2025’에서 공개된 붉은 사막 시연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높아지고 있다. 스팀 위시리스트 지표도 최근 반등하며 현재 20위권에 올라 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