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월30일 부산 김해공항 내 김해공군기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참석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에서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뒤 양국의 발표 내용에 해외 증권가는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미국과 중국 무역갈등이 완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희토류 장기 공급 계획이나 엔비디아 ‘블랙웰’ 반도체 공급 관련 내용이 빠져 아쉽다는 평가가 나왔다.
로이터는 30일 글로벌 주요 증권사 연구원들의 미중 정상회담 관련 분석을 모아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부산 김해공항 내 김해공군기지에서 약 100분에 걸쳐 회담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며 이에 따라 중국에 관세율을 10%포인트 낮췄다고 전했다.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와 펜타닐 마약 수출 차단에 협력을 약속했다는 발표도 이어졌다.
이후 시진핑 주석도 양국이 경제와 의료, 기술 분야에서 다방면으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덴마크 삭소은행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 관계를 재건하기 위한 첫 발걸음으로 보인다”며 일부 무역을 재개하기로 한 데 긍정적 평가를 전했다.
다만 그는 희토류 공급 지속 기간이 명시되지 않았고 엔비디아의 신형 블랙웰 인공지능 반도체 중국 판매 승인과 관련한 내용도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직 투자자들에 미중 갈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해소해줄 만한 내용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DBS그룹 연구원은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이뤄진 첫 미중 정상회담은 양국의 무역 갈등이 더욱 안정화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날 발표된 대부분의 내용은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던 수준으로 파악되지만 여전히 시장에 긍정적 투자심리를 이끌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에 부과하는 수입관세율이 지금보다 더 낮아져야만 한다는 관측도 제시됐다.
RBC캐피털마켓 연구원은 “세계 지정학적 상황이 더 안정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반면 싱가포르 OCBC 연구원은 양국의 합의 사항이 실제로 이행될지는 투자자들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하면 미국과 중국 관계가 원만하게 유지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홍콩 킹스턴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이 양국에 자리잡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들에 해답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전했다.
그는 “정상회담 마무리가 곧바로 양국의 합의문 발표와 미국의 관세 및 기술규제 철회, 중국의 희토류 수출 재개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현재 시장은 이러한 낙관적 시나리오가 모두 반영되어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