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미국과 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정부의 백악관 연회장 건설에 기부했다고 말했다. 협상 과정에서 엔비디아에 유리한 쪽으로 논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을 뒤따라 트럼프 정부의 백악관 연회장 증설에 자금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고사양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중국 수출 허가를 비롯한 정책적 수혜를 기대하는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는 29일(현지시각) 젠슨 황 CEO가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정부의 백악관 연회장 건설에 자금을 냈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최근 발표된 공식 기부자 및 기업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기부 시기가 상대적으로 늦었거나 공개 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일부를 허물고 대형 연회장을 증축하는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예상 비용은 3억 달러(약 4269억 원) 안팎으로 전해졌다.
애플과 아마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론과 메타, 팔란티어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가상화폐 업체 코인베이스와 방산기업 록히드마틴, 에너지 기업 넥스트에라 등 트럼프 정부에서 정책적 수혜를 노리는 기업들도 다수 명단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가 공개적으로 기업들의 기부를 받으며 사실상의 직접적 로비 창구를 열어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각에서 나온다.
젠슨 황이 기부를 밝힌 시점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임박한 때인 만큼 이와 연관성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중국 정상회담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간을 맞아 한국에서 열리는데 젠슨 황도 이 시기에 한국을 방문하기 때문이다.
CNBC는 “젠슨 황의 방한 시점이 미중 정상회담과 겹치는 만큼 지정학적 변수가 주목받고 있다”며 “이번 주는 엔비디아의 중국 사업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공산이 크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는 엔비디아 H20 인공지능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한 뒤 이를 해제했다. 이후 성능이 더 높은 ‘블랙웰’ 반도체 판매 허용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엔비디아 반도체 중국 판매 여부는 미국이 시진핑 정부와 무역 논의에 활용할 주요 협상카드로 꼽힌다.
CNBC는 따라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두 국가가 엔비디아 반도체 공급 여부를 협상 수단으로 삼아 어느 정도 거래를 성사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젠슨 황이 이런 과정에서 엔비디아에 유리한 결과를 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연회장 증설에 자금을 댔을 공산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CNBC는 “중국은 엔비디아에 매우 중요한 거대 시장”이라며 “인공지능 반도체 판매가 지금보다 더 개방된다면 긍정적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