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Cjournal
정치·사회  정치

국힘 지방선거 준비 돌입, 지도부 '당권 강화' 포석에 계파 갈등 첨예해지나

조성근 기자 josg@businesspost.co.kr 2025-10-14 11:12:11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의힘이 내년 지방선거 준비에 시동을 걸었지만 선거 승리를 위한 지지율 반등보다 당 지도부의 '당권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후보 공천 기준에 '당 충성도'를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며 친윤(윤석열)계 중심의 조직 정비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친한(한동훈계)를 밀어내는 것이라 계파 갈등까지 커질 수 있다.  
 
국힘 지방선거 준비 돌입, 지도부 '당권 강화' 포석에 계파 갈등 첨예해지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25년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1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력할 국정감사 방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 왼쪽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연합뉴스>

14일 국민의힘 안팎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국민의힘 지도부가 2026년 6월3일 열리는 제9회 지방선거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면서 국민의힘 지도부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앞서 국민의힘은 10일 내년 지방선거 준비를 위해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을 출범시켰다. 나경원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다.

그런데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 과정에서 지방선거 공천 기준에 '당성'(당에 대한 충성도)을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많은 뒷말을 낳고 있다. 

나경원 지방선거총괄기획단 위원장은 10일 열린 기획단 사전 회의에서 '공천 시 당성 평가'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이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이를 제안하면서 "우리 당의 가치를 얼마나 존중하느냐는 부분을 검증하지 않고 공천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은 이번 주 분과별 회의를 거친 뒤 다음 주 전체 회의를 통해 구체적 활동 방향을 논의한다.

하지만 이를 두고 국민의힘 내 '비주류'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현 지도부 및 친윤계와 갈등이 있는 친한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좋은 정치는 당성보다는 민심"이라며 당에 대한 충성심을 주요 공천 기준 가운데 하나로 삼으려는 당 지도부의 움직임에 부정적 태도를 취했다. '민심'을 내세워 국민의힘 지도부의 행보를 비판한 것이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권 강화'에만 신경 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진다. 

특히 친윤계는 한 전 대표와 친한계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갖고 있어 지방선거 및 함께 열리는 재보궐선거에서 '친한계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실제 장동혁 지도부는 2년 만에 전국당원협의회를 대상으로 당무감사에 착수하는데 '당원 게시판 사건' 문제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해 11월 당원 게시판에 한 전 대표와 부인 등 가족의 이름으로 윤석열 당시 대통령 비방글이 올라오면서 국민의힘 내부에 큰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는 양쪽이 더 이상 확전을 원하지 않아 사실상 중간에 덮었는데 이번에 다시 열어보겠다고 한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년 선거에서 자신들의 당권 강화를 위해 친윤계 위주로 자리를 챙겨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전 대표는 현재 내란 특검 수사에 연루돼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란 특검의 거듭된 소환 요구에 불응했으며 재판에서 증인으로 채택됐음에도 불출석하고 있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성역 없이 독자적으로 엄정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외압 의혹을 폭로한 백해룡 경정을 서울동부지검 해당 수사팀에 파견하도록 하는 조처까지 내렸다. 
 
국힘 지방선거 준비 돌입, 지도부 '당권 강화' 포석에 계파 갈등 첨예해지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9월22일 경남 거제 모처에서 유튜브 채널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한동훈 유튜브 영상 갈무리>

정치권에서는 이 사건에 한 전 대표가 연루돼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강하다. 한 전 대표에게 새로운 수사 칼날이 조여오는 형국이다.

한 전 대표도 이에 맞대응했으나 당에서의 지원 사격은 눈에 띄지 않는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김건희 특검팀에 구속되던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보여준 대응과 확연히 다르다.

이처럼 당 지도부가 당권 강화에 우선을 두는 행보를 보이자 당내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사실상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마저 나온다. 내년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친한계의 도움이 필요한데 이를 내치려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계파 갈등을 봉합할 생각은 하지도 않은 채 자신들의 '왕국'을 강화하는 데만 신경을 쓰고 있다"며 "당 안팎에서 나오는 지적을 무시하고 있는데 이 정도면 사실상 내년 지방선거를 포기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이런 지적에 힘을 싣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 지형이 현재 국민의힘에 불리하게 펼쳐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8월 말 장동혁 지도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대에 정체돼 있다. 덧붙여 최근 여론조사에서 내년 6월3일 치러질 지방선거를 두고 지지 정당을 물은 결과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56.3%,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39.1%로 집계됐다.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도 지지율 반등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당 지도부는 13일 당 상임고문단을 만나 조언을 얻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상임고문단은 당장의 당권보다는 내년 지방선거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수의 상임고문은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오찬 간담회에서 "공천 관리를 철저하게 해서 지방선거에서 이기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지방선거에서 지면 끝장나는 것"이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상임고문단은 당내 계파 갈등을 문제로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국회의장을 지낸 정의화 상임고문단 회장은 "무너지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선 유승민·이준석·한동훈 등과 함께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새 지도부는 용광로 같은 화합의 정치를 만들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정감사가 끝나면 부정선거나 '윤 어게인'(윤석열 어게인) 같은 낡은 어젠다와 결별하고 민생을 살피고 국가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진력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기사에서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는 여론조사꽃이 13일 발표한 것으로 10일과 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3.1%포인트다.

조사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성근 기자

최신기사

중기부 국감서 김어준씨 처남 2차관 내정설 의혹에 한성숙 "언급 적절치 않아, 결정은 ..
배민 김범석, 국감서 입점식당 가격 낮추는 최혜대우 증거 제시에 "실수" 주장
신한투자 "CJ제일제당 3분기 식품은 선방했지만 비식품 부진, 포트폴리오 정비 긍정적"
BNK투자 "SAMG엔터 캐릭터 IP 확장성 돋보여, 지속적인 외형성장 기대"
코스피 '최고치 경신'에도 3560선 하락 마감, 원/달러 환율 1431원으로 상승
농심 미국시장 역성장 '더딘 걸음', 신동원 2030년 2조 매출 밸류업 이상 없나
하나금융 함영주 비은행 전열 정비, 계열사 '자생력' '시너지' 기조 다잡는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특정 노조 지원 의혹 불거져, 사측 "진위 확인 안돼"
국감 모습 드러낸 MBK 김병주 "경영 관여 안해", 홈플러스·롯데카드 사태 '모르쇠'..
한화투자 "KT&G 3분기도 호실적, 주식수 줄고 배당액은 늘었다"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