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5-09-19 16: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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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환 위메이드 부사장이 18일 열린 '프로젝트 스테이블 원'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위메이드>
[비즈니스포스트] 위메이드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뛰어들며 다시 한 번 블록체인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
박관호 의장은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사업을 재점검하며 효율화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여전히 블록체인을 핵심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기존 화폐 가치에 고정된 가상자산인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공식화하면서 블록체인 사업을 공식화했다.
위메이드는 18일 전용 메인넷 ‘스테이블 원’을 공개하고 2026년 1분기 출시 계획과 로드맵을 발표했다. 직접 발행자가 되기보다는 컨소시엄을 통해 시스템 구축과 운영에 참여해 블록체인 인프라 기술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위메이드는 이미 2018년부터 블록체인 사업을 전개하며 자체 메인넷 ‘위믹스 3.0’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한 메인넷 '스테이블 원'에는 규제 준수 기능과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보강해 당국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로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새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추진하며 친화적 기조를 보이면서 위메이드의 사업 확장에 힘이 실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금융과 IT기업 등 업계 전반에서 스테이블코인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위메이드는 앞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스테이블 코인이 글로벌 통합 프로토콜이 될 것이라는 시장의 논리에 회사도 공감한다"며 사업 추진 계획을 언급한 바 있다. 김석환 부사장은 18일 열린 행사에서 “메인넷 관련 개발과 준비를 불과 2개월 만에 진행했다”며 속도전을 강조하기도 했다.
게임업계가 스테이블코인에 주목하는 이유는 안정성이다.
변동성이 큰 기존 가상자산과 비교해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나 원화 같은 법정화폐와 1대1로 교환이 가능해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게임 내 아이템 거래등에 도입될 경우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이 직관적이고 안정적으로 가격 체계를 경험할 수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도 보상 지급, 인게임 결제 등에 활용될 경우 수수료 등 중간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성과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사업은 한때 글로벌 확장과 신사업 동력으로 주목받았지만 동시에 각종 리스크의 진원지였다. 올해에도 해킹 사건과 재상장폐지에 휘말리며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실적 기여도는 역시 미미한 수준이다. 2025년 상반기 위메이드 전체 매출 2587억 원 중 블록체인 매출은 14억 원(0.5%)에 불과하다.
창업자인 박관호 의장이 지난해 말 복귀한 이후 회사는 블록체인 자회사 통폐합과 서비스 정리 등 사업 재점검에 집중하며 게임 본업으로 복귀하는 듯한 행보를 보여왔다. 위메이드플레이는 최근 웹3 자회사 플레이토즈를 흡수합병했고 위믹스와 연관된 미국·바하마·두바이 소재 해외 법인도 차례대로 청산했다. 가상화폐 지갑 ‘우나 월렛’ 등 기존 서비스 역시 정리됐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박 의장 복귀 이후 블록체인 사업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이와 관련해 전날 열린 행사에서 “스테이블코인 사업 관련 모든 구상이 박관호 의장과의 회의를 거쳐 마련됐다”고 강조하며 박관호 회장의 의중이 블록체인에 여전히 일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사업은 박 의장 체제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한 축이 될 것"이라며 “스테이블코인 사업이 기존 위믹스와 달리 제도권 안에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