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원자력발전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 사이 협력 강화 분위기에 기대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오랜 업계 불황에 더해 국내 도시정비 사업에서도 서울 핵심지를 중심으로 건설사 사이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에는 미국 내 원전건설 참여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이재명 대통령(왼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현지시각으로 25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통령실>
31일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데 미국 원전과 관련한 사업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투자 지분 가운데 미국 원전 회사의 비중은 최근 들어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삼성물산의 반기 보고서를 보면 삼성물산이 보유한 뉴스케일파워 지분 장부가액은 1366억 원에서 2782억 원으로 뛰었다. 삼성물산에게는 삼성그룹사를 제외한 장부상 가장 큰 투자처로 집계됐다.
뉴스케일파워는 미국 원자력 규제위원회(NRC) 인증을 받은 유일한 소형모듈원자로(SMR)기업으로 미국 증시에서 원전 관련한 '대장주'로 여겨진다. 뉴스케일파워 주가는 6월30일 기준 39.56달러로 지난해말 대비 120.6% 상승했다.
삼성물산은 6월말 기준 뉴스케일파워 지분 2.1%를 보유하고 으며 해외 원전 시장에서 파트너로 협력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25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의 경제사절단에 참여해 미국에서 원전과 SMR 시장 공략에 힘쓰는 모습도 보였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건설사 수장 가운데 경제사절단에 유일히 동행했고 현지에서 한국수력원자력, 페르미아메리카와 SMR 등 에너지복합센터 업무협약을 맺었다.
▲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토비 노이게바우어 페르미 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현지시각으로 25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페르미아메리카는 미국 민간 에너지 디벨로퍼로 세계 최대 규모 민간 전력망 캠퍼스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기업 가운데는 현대건설과 이미 7월 말에 민간 전력망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대우건설 역시 한미 정상회담에 따른 원전 협력을 계기로 재평가 가능성이 커진 건설사다.
대우건설은 올해 6월에 ‘팀 코리아’의 일원으로 체코 두코바니 원전 단일 시공사로 참여가 결정됐다. 현대건설, 삼성물산에 이어 국내 건설사 가운데 세 번째로 해외애서 원전을 시공할 기회를 잡았다.
대우건설은 아직까지 해외에서 원전을 건설한 경험은 없으나 국내에서는 1991년 월성 원전 3·4호기 건설 이후 현재까지 30여 건의 원전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해 삼성물산, 현대건설과 함께 원전 건설 역량을 갖춘 주요 건설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에게 미국에서의 원전 사업은 새로운 먹거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건설사들은 오랜 불황을 겪으며 최근 들어 주택 시장에 힘을 주고 있다. 하지만 도시정비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 지는 등 주택을 통한 성장 지속에는 한계도 보이는 상황이다.
지난해 10대 건설사가 참여한 재개발·재건축 수주전은 2건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이미 8개월 동안 한남4구역과 은행주공, 용산정비창, 원효성빌라, 개포우성7차 등 5곳에서 대형 건설사 사이 수주 경쟁이 벌어졌다.
관건은 한미 정상회담으로 물꼬를 튼 미국과 원전 협력이 가시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다.
미국 원전 시장에 진출하려면 미국 기업과 합작법인(JV)이 필요하다. 한수원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올해 1월 맺은 합의에 따라 다른 해외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반드시 웨스팅하우스와 협력해야 한다.
원전 수출을 위해 국내 건설사와 함께 ‘팀 코리아’를 주도하는 한수원은 미국에서 사업 확대를 위해 웨스팅하우스와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으로 한미 원전 협력을 위한 협상에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사이 합작법인 설립이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졌다”며 “합작법인 설립 시 팀코리아의 미국 진출이 용이해 질 수 있고 웨스팅하우스와 협업관계인 현대건설뿐 아니라 대우건설과 삼성물산도 미국 원전 사업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