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글로벌도 2024년 매출 4129억 원, 영업손실 91억 원을 내며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13.1% 빠지고 적자를 지속하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랜드킴스클럽만 지난해 영업이익 88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 회사 역시 매출이 11.8% 후퇴한 상황이다.
신사업도 잠시 중단한 상태다.
이랜드리테일은 2023년 말 초저가 상품을 내세운 ‘팩토리아울렛’을 경기 광명에 냈다. 이후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한 뒤 지난해 3월 서울 천호에 매장을 열면서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겠다는 뜻을 보였다. 당시 내세웠던 계획은 지난해 말까지 매장을 10개로 확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랜드리테일이 여태껏 확보한 팩토리아울렛 매장은 전국 3곳에 그친다. 추가 출점 의지가 없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황성윤 대표가 4월 이랜드리테일의 비상경영을 선포한 것은 이런 회사 내부적인 위기감을 반영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이랜드그룹 안팎에서는 황성윤 대표가 과거 추진해 성공했던 ‘선택과 집중’ 전략을 다시 한 번 꺼내들어 위기 극복의 돌파구를 마련하려 한다는 말이 나온다.
▲ 황성윤 이랜드그룹 유통 총괄대표는 과거 이랜드이츠를 맡아 가성비 뷔페 애슐리를 반등시켰다. 사진은 애슐리퀸즈 뉴코아 광명점 모습. <이랜드이츠>
황 대표는 1982년생인 젊은 경영인으로 2024년 9월 이랜드 유통총괄 대표로 발탁됐다. 이전에 이랜드이츠와 이랜드킴스클럽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는데 아예 유통 계열사 전반을 아우르는 중책을 맡게 된 셈이다.
황 대표가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계열사는 이랜드이츠와 이랜드킴스클럽, 이랜드팜앤푸드, 이랜드리테일, 켄싱턴월드 등 5곳이다.
황 대표는 이 가운데 2021년 7월 이랜드이츠 수장에 오르면서 본격적인 전문경영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는데 그 이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점은 바로 ‘애슐리의 부활’이다.
황 대표가 이랜드이츠 지휘봉을 잡았던 2021년은 이랜드그룹이 외식 사업에서 활기를 못 찾던 시기다. 이랜드이츠가 2021년 낸 영업손실은 194억 원이었고 매출은 2020년과 비교해 13.4%나 뒷걸음질했다.
황 대표는 취임한 뒤 애슐리 매장 수를 코로나19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면서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애슐리클래식과 애슐리W, 애슐리W+ 등 다양한 애슐리 라인업을 모두 애슐리퀸즈로 통일하고 ‘질 좋은 가성비 뷔페’를 콘셉트로 잡으며 체질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이후 고객 사이에서 애슐리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애슐리는 반등에 성공했다. 1인당 2만 원대 뷔페라는 점은 경기 불황의 반사이익을 얻는 데 주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황 대표는 위기 때마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모색한다”며 “현재도 잘 하는 것에 집중할 때라는 생각을 가지고 체질 개선에 집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