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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 없애고 줄이고 '선택과 집중', 황성윤 '애슐리 부활' 솜씨 또 보여주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5-08-07 14:4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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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 없애고 줄이고 '선택과 집중', 황성윤 '애슐리 부활' 솜씨 또 보여주나
▲ 황성윤 이랜드그룹 유통 총괄대표(사진)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위기 극복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황성윤 이랜드그룹 유통 총괄대표가 ‘선택과 집중’ 전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랜드그룹 유통 계열사 곳곳에 경고등이 켜지자 곧바로 ‘이랜드가 잘하는 사업에 집중하자’는 전략을 꺼내들고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이랜드그룹 안팎의 상황을 종합해보면 황성윤 총괄대표가 이랜드 유통 계열사의 내실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랜드이츠는 최근 산하 외식 브랜드 9곳에 대한 매각에 시동을 걸었다.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반궁·스테이크어스 등 다이닝 브랜드 6곳과 더카페·카페루고 등 카페·디저트 브랜드 3곳을 매수할 곳이 있는지 의향을 알아보기로 했다.

이랜드이츠에서 잘 나가는 브랜드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뷔페 애슐리와 한식 뷔페 자연별곡, 피자 전문점 피자몰, 샤브샤브 전문점 로운샤브샤브 등은 매각 대상이 아니다. 사실상 알짜는 남겨놓고 수익이 나지 않는 곳은 매각하겠다는 판단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매각 대상에 오른 외식 브랜드들도 성장성이 입증되어 점주들에게 가맹 문의를 많이 받는 브랜드이며 일부는 흑자도 나고 있다”며 “이랜드그룹이 안고 키우기보다는 외부에 맡겼을 때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매각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이츠가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축소하는 것은 사실상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다양한 브랜드를 넓게 펼치는 것보다 애슐리 등 일부 브랜드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 회사 전체를 위해 나은 선택일 수 있다는 것이 이랜드그룹의 설명이다.

황성윤 대표는 올해 들어 이랜드그룹의 유통 계열사들을 놓고 신사업을 중단하거나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방식으로 체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5월 편의점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2023년 6월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1호점 낸 지 2년 만이다. 애초 올해 초만 해도 편의점 사업을 가맹사업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났는데 이런 청사진을 3달 만에 거뒀다.

이랜드리테일은 2년 전만 하더라도 편의점 사업에서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봤다. 이랜드그룹이 가지고 있는 신선식품 노하우를 편의점 사업에 접목하면 CU나 GS25와 같은 기존 업계 강자들과 차별화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 그 근거였다.

다시 말해 편의점과 기업형슈퍼마켓(SSM)의 경계에 걸쳐진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었는데 꿈을 이어갈 수 있는 성적을 내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9월에는 자회사 합병도 앞두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글로벌과 이랜드킴스클럽를 9월1일자로 합병한다. 두 회사는 2022년 10월 이랜드리테일이 전문성 강화를 위해 물적분할로 뗀 회사들이다.

이랜드글로벌은 패션 브랜드 사업을 담당하고 이랜드킴스클럽은 하이퍼마켓을 맡고 있다.

분할 때만 해도 이랜드리테일을 중간 지주사로 만들고 그 아래 자회사들을 세워 각 법인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지만 3년도 안 돼 이들을 다시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한 그만큼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이랜드리테일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글로벌, 이랜드킴스클럽의 실적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이랜드리테일은 2024년 별도기준으로 매출 5805억 원, 영업손실 283억 원을 봤다. 2023년보다 매출은 7.8% 빠졌고 적자로 돌아섰다.

이랜드글로벌도 2024년 매출 4129억 원, 영업손실 91억 원을 내며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13.1% 빠지고 적자를 지속하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랜드킴스클럽만 지난해 영업이익 88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 회사 역시 매출이 11.8% 후퇴한 상황이다.

신사업도 잠시 중단한 상태다.

이랜드리테일은 2023년 말 초저가 상품을 내세운 ‘팩토리아울렛’을 경기 광명에 냈다. 이후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한 뒤 지난해 3월 서울 천호에 매장을 열면서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겠다는 뜻을 보였다. 당시 내세웠던 계획은 지난해 말까지 매장을 10개로 확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랜드리테일이 여태껏 확보한 팩토리아울렛 매장은 전국 3곳에 그친다. 추가 출점 의지가 없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황성윤 대표가 4월 이랜드리테일의 비상경영을 선포한 것은 이런 회사 내부적인 위기감을 반영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이랜드그룹 안팎에서는 황성윤 대표가 과거 추진해 성공했던 ‘선택과 집중’ 전략을 다시 한 번 꺼내들어 위기 극복의 돌파구를 마련하려 한다는 말이 나온다.
 
이랜드그룹 없애고 줄이고 '선택과 집중', 황성윤 '애슐리 부활' 솜씨 또 보여주나
▲ 황성윤 이랜드그룹 유통 총괄대표는 과거 이랜드이츠를 맡아 가성비 뷔페 애슐리를 반등시켰다. 사진은 애슐리퀸즈 뉴코아 광명점 모습. <이랜드이츠>

황 대표는 1982년생인 젊은 경영인으로 2024년 9월 이랜드 유통총괄 대표로 발탁됐다. 이전에 이랜드이츠와 이랜드킴스클럽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는데 아예 유통 계열사 전반을 아우르는 중책을 맡게 된 셈이다.

황 대표가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계열사는 이랜드이츠와 이랜드킴스클럽, 이랜드팜앤푸드, 이랜드리테일, 켄싱턴월드 등 5곳이다.

황 대표는 이 가운데 2021년 7월 이랜드이츠 수장에 오르면서 본격적인 전문경영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는데 그 이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점은 바로 ‘애슐리의 부활’이다.

황 대표가 이랜드이츠 지휘봉을 잡았던 2021년은 이랜드그룹이 외식 사업에서 활기를 못 찾던 시기다. 이랜드이츠가 2021년 낸 영업손실은 194억 원이었고 매출은 2020년과 비교해 13.4%나 뒷걸음질했다. 

황 대표는 취임한 뒤 애슐리 매장 수를 코로나19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면서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애슐리클래식과 애슐리W, 애슐리W+ 등 다양한 애슐리 라인업을 모두 애슐리퀸즈로 통일하고 ‘질 좋은 가성비 뷔페’를 콘셉트로 잡으며 체질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이후 고객 사이에서 애슐리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애슐리는 반등에 성공했다. 1인당 2만 원대 뷔페라는 점은 경기 불황의 반사이익을 얻는 데 주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황 대표는 위기 때마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모색한다”며 “현재도 잘 하는 것에 집중할 때라는 생각을 가지고 체질 개선에 집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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