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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언론 "트럼프, 대만 관세 낮추려면 TSMC가 인텔 지분 49% 인수 요구"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5-08-05 14: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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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언론 "트럼프, 대만 관세 낮추려면 TSMC가 인텔 지분 49% 인수 요구"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웨이저자 TSMC 회장이 2025년 3월3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미국 반도체 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트럼프 정부가 대만에 수입관세율을 낮춰주는 대가로 TSMC의 인텔 지분 인수와 대규모 반도체 시설 투자 확대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대만 종합주간지 경주간은 5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에 관세율을 한국 및 일본과 동일한 15%로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두 가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TSMC가 인텔 지분 49%를 인수하는 것과 미국에 4천억 달러(약 556조 원)의 추가 투자를 벌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정부는 최근 대만에 20%의 수입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그러나 양국 정부는 아직 관세 인하를 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미국의 관세 발표 뒤 기자회견에서 “20% 관세는 일시적이며 인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만 기업의 고위 관계자는 경주간에 “많은 노력에도 관세율이 한국과 일본, 태국이나 인도네시아보다 높게 책정된 것은 부정적”이라며 “이는 불리한 환율 효과와 더불어 대만의 여러 산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만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739억 달러로 일본의 685억 달러, 한국의 660억 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미국과 관세 협상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경주간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사항이 대만 정부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바라봤다.

TSMC의 인텔 지분 인수나 미국 내 대규모 투자 확대는 웨이저자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차원에서 결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경주간은 IT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과 대만의 무역 협상에는 처음부터 TSMC가 최대 변수로 자리잡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조건을 대만에서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결국 웨이저자 TSMC 회장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언론 "트럼프, 대만 관세 낮추려면 TSMC가 인텔 지분 49% 인수 요구"
▲ 인텔의 미국 애리조나주 반도체공장 건설 현장.

TSMC는 이미 미국 반도체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에 1650억 달러(약 229조 원)를 들이겠다고 약속했다.

인텔의 현재 시가총액이 853억5천만 달러(약 119조 원)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49%의 지분 인수와 4천억 달러의 추가 투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미국 정부가 결과적으로 TSMC의 반도체 파운드리 기술을 인텔과 공유하도록 하려는 목적을 두고 지분 인수를 요구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대만의 핵심 국가 경쟁력인 반도체 기술을 빼앗기는 셈이기 때문에 섣불리 받아들이기 어려운 선택지로 꼽힌다.

한 IT업계 전문가는 경주간에 “대만의 대미 무역 흑자에 반도체와 IT제품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농산물과 자동차, 에너지와 항공기, 군사무기 등 수출입을 확대해도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의 경쟁을 의식해 반도체 및 인공지능 기술을 통제하겠다는 의도를 두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핵심 기술을 미국이 소유하기 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경주간의 보도 내용은 아직 대만 정부를 비롯한 공식 기관에 의해 확인되지 않았다.

인텔은 현재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에 무리한 투자와 대규모 적자 지속으로 심각한 재무 위기를 겪고 있다. 반도체 제조 사업을 완전히 중단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미국 반도체 공급망에 핵심 기업인 인텔이 자금 부족으로 연구개발 및 생산 투자를 지속하기 어려워진다면 자연히 트럼프 정부의 반도체 제조업 재건 목표도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정부가 이런 상황을 고려해 인텔 지분을 TSMC에 일부 매각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재무 개선을 유도하는 시나리오는 당위성이 충분하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언론도 올해 초 트럼프 정부가 TSMC에 반도체 관세를 피하려면 인텔 반도체 제조사업 지분을 대거 인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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