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로 물 증발량이 늘고 있는 호주에서 한 기업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수상태양광 발전소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 전라남도 고흥만에 설치된 수상태양광 발전소. <중부발전> |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로 매년 증발하는 물이 늘고 있는 호주에서 기업과 지방 정부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최근 호주에서 한 전력기업이 호수와 저수지에 부유식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업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와 가이아임팩트 펀드의 지원을 받는 '캐노피파워'로 현재 호주 빅토리아주 5개 상수도 회사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캐노피파워가 수상태양광 설비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는 호주가 매년 증발로 막대한 양의 물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호주 디킨 대학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호주의 댐과 저수지에서 약 1400기가리터에 달하는 물이 증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만 고리 디킨대 전기 및 재생에너지 공학과 선임강사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증발은 호주 댐에서 발생하는 물 손실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이는 누수나 인프라 비효율로 인한 손실량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와 같은 문제는 향후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무스타파 아베드 멜버른 공과대학 토목공학 강사는 블룸버그를 통해 "2000년대 초 이후 호주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상승과 습도 감소로 인해 증발량이 5~15% 증가했다"며 "기후가 계속 더워지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이는 최대 30~40%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캐노피파워는 노르웨이 기술기업 '오션선'이 개발한 수상태양광 장비를 활용하면 매년 증발하는 물의 양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션선이 개발한 수상태양광 장비는 약 70미터 지름을 가진 폴리프로필렌 소재 부유식 링을 설치하고 그 위에 태양광 패널을 덮는 방식으로 설치된다.
마하스티 모타제디 캐노피파워 전무이사는 블룸버그를 통해 "저수지 표면의 약 70%를 태양광 패널로 덮으면 증발량을 55% 줄일 수 있다"며 햇빛과 산소를 차단해 조류 번식을 유발할 수 있는 전면 덮개 방식과 달리 부유식 링 형태는 증발을 제한하면서도 물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호주의 다른 지역에서도 이와 비슷한 해결책을 실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는 지난해부터 '그레이트 서던 증발 시험'을 개시했다. 약 280만 호주 달러(약 26억 원)를 투자해 지역 내 저수지와 호수에 수십 만 개의 육각형 디스크를 설치해 물 증발을 방지한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