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IBK기업은행이 2분기 호실적을 내면서 2년 만에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새로 쓸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성태 기업은행장은 취임 첫 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뒤 2년 만에 자신이 세운 기록을 깨는 셈인데 임기 내 역대 최고 주가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나온다.
▲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올해 최대 실적을 바라보고 있다. |
24일 IBK기업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컨센서스)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기업은행은 2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지배기업주주 기준) 6935억 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14.0% 증가했다. 애초 증권가는 기업은행이 2분기 6700억 원대 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시장의 실적 전망을 달성할 가능성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올해 순이익 2조7603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보다 4.4% 늘면서 역대 최대 실적 새로 쓰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상반기 이미 순이익 1조5021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8.1% 늘면서 역대 반기 최대 실적 기록을 새로 썼다.
기업은행이 올해 시장 전망에 부합하는 실적을 낸다면 사상 처음으로 2조7천억 원대 순이익을 올리게 된다. 동시에
김성태 행장은 취임 첫 해에 이어 임기 마지막 해까지 3년 임기 중 2번에 걸쳐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김 행장은 1989년 기업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내부 출신 전문경영인(CEO)으로 2023년 1월3일 취임해 내년 1월2일 3년 임기가 끝난다.
기업은행은 김 행장 취임 첫 해인 2023년 순이익 2조6697억 원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에는 0.9% 줄어든 순이익 2조6445억 원을 거뒀다.
증권업계에서는 기업은행이 호실적에 기반한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에 김 행장 임기 내 역대 최고 주가 기록도 새로 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기업은행은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정책에 따라 1994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뒤 2003년 코스피로 이전 상장했다.
코스피시장으로 옮긴 뒤 최고 주가는 2007년 7월 2만3050원으로 최근 주가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현재 기업은행 주가는 2만 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기업은행 주가는 전날보다 0.75%(150원) 오른 2만250원에 장을 마쳤다. 7월15일에는 2만24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기업은행 주가는 지난해부터 금융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흐름에 최근에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크게 올랐다.
기업은행은 대표적 배당주로 꼽힌다. 이에 정부가 세법을 개정해 내년부터 배당소득을 분리과세하면 2천만 원 이상 배당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세금이 줄어드는 수혜를 볼 수 있다.
기업은행 주가는 7월 들어 이날까지 10.90% 올랐다. 올해 초,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각각 41.31%와 70.74% 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호실적과 배당 기대감을 바탕으로 기업은행의 목표주가를 속속 올려 잡고 있다.
최근 일주일 사이 기업은행 주가 관련 보고서 발행한 DB증권과 키움증권 등 2곳이다. 이 둘 모두 기업은행의 목표주가를 역대 최고가 이상으로 높여 잡았다. DB증권과 키움증권은 기업은행의 목표주가로 각각 2만5천 원과 2만6천 원을 제시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주주환원 정책은 그동안 자기주식 매입소각 없이 배당으로만 진행됐는데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이뤄진다면 기업은행의 현금배당 매력이 확실히 부각될 수 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2만3천 원에서 2만6천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 기업은행 2분기 실적발표 자료. 주요 밸류업 정책으로 분기배당과 시장소통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
하나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3개월 평균 기업은행 목표주가는 2만1400원으로 집계됐다.
김 행장은 실적 관리뿐 아니라 내부통제 강화에도 힘을 주고 있다.
기업은행과 같은 금융주 주가가 안정적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호실적과 주주환원 정책은 물론 내부통제 등 운영위험을 어떻게 관리하는지도 중요하다.
김 행장은 15일 하반기 정기인사와 동시에 조직개편을 실시했는데 내부통제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여신문화개선팀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신문화개선팀은 부당대출 사태 이후 수립한 쇄신계획의 내실 있는 추진을 위해 여신사고 예방 관련 의사결정체계와 프로세스를 검토하고 재설계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 전날인 14일에는 ‘IBK 쇄신계획’ 이행의 일환으로 ‘감사자문단’ 위원 6명을 위촉하고 자문단 활동의 본격적 시작을 알렸다.
감사자문단은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운영되는 자문기구로 내부감사의 전문성과 객관성을 강화하고 감사 품질 향상을 위한 자문과 지원 역할을 수행한다.
김 행장은 조직개편을 실시하며 “쇄신계획을 충실히 이행해 은행의 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그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가치금융의 성공적 마무리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