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래 기자 klcho@businesspost.co.kr2025-07-1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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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국가스공사가 지분 투자를 진행한 ‘LNG캐나다’의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이 본격화한다.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임기 마지막인 올해 해외 사업을 확대해 가스 도입단가를 낮춰 재무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 해외사업 관련 실적을 확대하며 재무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13일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분 투자한 ‘LNG캐나다’의 가스운반선이 현재 한국으로 향하고 있어 조만간 LNG물량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는 2018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서부 해안 키티맷에 위치한 천연가스 액화플랜트 및 수출시설을 건설하는 ‘LNG캐나다’ 프로젝트에 투자를 결정했다.
에너지기업 셸이 지분 40%를 투자해 이 프로젝트를 주도했으며 한국가스공사(5%)를 비롯한 중국 국영 기업 페트로차이나(15%), 말레이시아 국영 기업 페트로나스(25%), 일본 미쓰비시 상사(15%) 등이 합작 투자사로 참여했다.
LNG캐나다는 연간 1400만 톤 규모의 LNG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 구축을 마무리한 뒤 한국을 향해 공급에 나서게 됐다.
영국 에너지 연구기관 우드멕켄지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에서 아시아 지역 LNG 수요가 2024년 270MMTPA(연간 100만미터톤)에서 2050년 510MMTPA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LNG캐나다는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시장 공급 확대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스공사 입장에서도 캐나다는 거리가 가깝고 중동 외 지역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해 안정적으로 LNG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매력적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또한 캐나다산 LNG는 가스공사의 LNG 수입 물량 가운데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동과 호주, 미국산보다 저렴할 것으로 추정된다.
캐나다에너지센터가 202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 서부 지역은 호주, 미국, 카타르 등 주요 LNG 생산국보다 기온이 낮아 액화 과정에서 드는 비용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는 LNG 액화와 관련해서 호주보다 34%, 카타르보다 32%, 미국 걸프만 연안보다 26% 높은 에너지 효율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운송비용의 경우에도 MMBTU(100만 영국 열량 단위)당 0.96달러로 걸프만에서 동아시아까지 운송에 들어가는 MMBTU당 1.8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카타르에서 한국까지의 MMBTU당 1.1달러와 비교해도 저렴하다.
가스공사는 LNG캐나다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해 재무구조 개선에도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더딘 속도로 진행되는 미수금 회수 문제를 만회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미수금은 정부 정책에 따라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연료를 공급할 때 향후 받을 외상값인 미수금을 당시 시점에 손실로 잡지 않고 자산으로 회계 처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는 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가 활용하는 제도로 2023 회계연도부터 정부의 열요금 정책에 따라 시행됐다.
2025년 1분기 기준 가스공사 미정산 누적 미수금은 14조3763억 원에 이른다. 2024년 말과 비교해 2.8%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가스공사 재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가스공사는 부채비율이 402%나 돼 재무구조 개선이 절실한 상황에 놓여있다.
더구나 앞으로 2년 동안의 미수금 회수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수금의 원인이 되는 원료비의 가스요금 반영 문제는 가스공사가 이사회가 결정하지 못한다고 짚었다. 정부 정책에 따라 공공요금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가스공사의 미수금 회수 예상 금액은 2025년 5천억 원, 2026년 1조2천억 원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상황에서 캐나다에서 저렴한 가격에 조달하는 가스를 늘리면 미수금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가스공사의 해외 사업 관련 실적은 전체 영업이익 8339억 원에서 8분의 1 수준인 1084억 원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LNG 캐나다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서 비중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에 가스공사는 사업 추가 확장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쉘을 비롯한 투자사들과 캐나다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의 확장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캐나다 LNG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서 가스공사 해외 실적 비중이 확대될 수 있다. 사진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키티맷에 위치한 LNG 설비의 모습. <연합뉴스>
확장 논의가 현실화될 경우 키티맷 플랜트의 생산능력은 2800만 톤으로 2배 늘어난다.
이와 함께 가스공사는 미국 LNG 개발 사업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알래스카 LNG 구입 및 프로젝트 지분 투자를 요구받고 있는데 관세협상, 기자재 수출, 에너지수입처 다변화 등을 감안해 미국의 요구를 일정 수준 받아들일 가능성이 존재한다.
증권업계에서는 공기 지연이 없다면 알래스카 LNG 사업이 경제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다만 알래스카가 동토지역인 만큼 육상 파이프라인 건설 지연 리스크는 면밀히 조사해봐야 할 사항으로 꼽힌다.
최연혜 사장으로서는 올해가 임기 마지막 해인만큼 해외 사업 확장을 통해 재무 개선과 미수금 회수 과제 해결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취임 뒤 가스공사 경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한 인사임에도 임기를 무난히 마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가스공사는 지난 6월 발표된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양호(B) 등급을 받아 지난해 미흡(D) 등급에서 2단계 상승하기도 했다.
최 사장의 주도로 안전 시스템을 고도화해 중대재해 0건을 달성하고 강도 높은 윤리경영을 실시해 종합 청렴도를 1등급 향상 시키는 등 1년 전과 비교해 주요 경영성과를 개선한 점을 인정받았다.
가스공사가 해외 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지분 투자를 진행한 캐나다에서의 LNG 사업이 본격화했지만 아직까지 실적 개선과 관련해서는 언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