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애 기자 grape@businesspost.co.kr2025-07-03 17: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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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현대건설이 미국 원전 해체 프로젝트에 국내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참여하며 핵심 역량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미국 원전해체 사업에 참여해 핵심 역량을 축적하며 글로벌 원전해체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 인디안포인트 원전 해체를 위해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를 특수 인양시스템을 활용해 이송하고 있다. <현대건설>
원전해체는 영구 정지, 안전 관리 및 사용후핵연료 반출, 시설 해체, 부지 복원 등 최소 10년 이상이 소요된다. 긴 기간과 까다로운 기술, 관련 법령 및 장비의 제한으로 전 세계적으로 해체가 완료된 사례는 25기에 불과하다.
국내 역시 지난달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고리 1호기의 해체 승인을 결정하며 영구 정지 8년 만에 본격적 해체 작업을 시작했다.
현대건설은 1971년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한국형 원전 24기를 시공했다. 고리 1호기 증기발생기 교체공사 등 국내 노후 원전의 설비개선 공사에 참여하며 다수의 해체 관련 경험과 기술을 축적하는 한편 건설사 최초로 미국 원전해체 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이어갔다.
현대건설은 2022년부터 원전해체 분야의 독보적 역량을 보유한 미국 홀텍(Holtec)과 인디안포인트(IPEC) 1~3호기 원전해체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분야의 전문 직원들을 해체현장에 직접 파견해 관련 노하우와 전문 기술을 상호 교류하며 글로벌 해체 역량을 강화해왔다.
현대건설은 해당 프로젝트에서 원자로 구조물 절단 및 오염 장비 해체, 사용후핵연료 제거 및 저장시설 이송, 건물 해체 및 폐기물 관리 등 원전해체의 핵심 공정을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또한 원격 자동용접 시스템과 특수 인양 시스템 등 해체 작업자의 피폭을 최소화할 첨단 기술 활용에도 적극 참여했다.
현대건설은 글로벌 원전해체의 최대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 현지에서 원전해체 공사를 공동으로 수행하고 선진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한 만큼 이를 통해 확보한 기술과 경험을 고리1호기를 비롯한 국내 원전 해체 사업에 적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홀텍은 미국 핵연료 및 방사성 폐기물 관리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한 핵연료 건식저장 시스템을 보유한 기업으로 현대건설은 해체는 물론 방사성 폐기물 저장기술까지 협력범위를 넓히고 있다.
현대건설은 국내에서는 2019년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발주한 ‘해체 원전 부지 오염 및 규제 해제 안전성 평가’ 과제를 통해 해체 원전 지하수 감시 및 오염평가기술, 방사성 오염토양/지하수 복원 기술, 부지 규제 해제/안전성 평가 기술, 부지 재이용 평가 기술 등 부지 복원에 관련한 기술을 확보했다.
현대건설은 2022년에는 자체 개발한 방사성 오염토양 복원 기술로 이 분야 최초로 환경부 녹색인증을 받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부터는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등 국내 영구 정지 원전의 부지 상태를 확인하고 원전해체 절차를 수립하기 위한 용역을 수행함으로써 사실상 국내 원전해체 전초전 단계를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글로벌 원전해체 시장은 2050년에는 그 규모가 5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유망한 시장”이라며 “현대건설은 현재 미국 원전해체 경험이 있는 유일한 국내 건설사로 향후 발주가 확대될 국내외 원전해체 분야에서도 실질적 수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