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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 '자사주 소각 의무화' 도입 앞서 교환사채 발행 난항, 애경산업 인수 스텝 꼬이나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5-07-03 15:5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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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태광산업이 1조5천억 원을 투자해 화장품·부동산·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6천억 원으로 거론되는 애경산업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태광산업은 자사주를 활용한 교환사채(BW) 발행을 추진하고 있으나, 2대 주주인 트러스트자산운용 등 주주 반발에 부딪히며 초반부터 난항을 맞고 있다.
 
태광산업 '자사주 소각 의무화' 도입 앞서 교환사채 발행 난항, 애경산업 인수 스텝 꼬이나
▲ 태광산업의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 발행이 2대 주주의 법원 가처분 신청 등 주주들 반발에 부딪히며 난항을 맞고 있다. 이에 따라 태광그룹의 애경산업 인수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자사주 의무소각'이 올 하반기 현실화하기 전에 태광산업이 서둘러 자사주 기반의 교환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모집하려 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3일 태광산업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회사는 교환사채 발행과 관련해 법원의 가처분 신청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지분 5.95%를 보유한 트러스톤자산운용 측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교환사채 발행절차를 중단시키는 내용을 포함한 ‘이사위법행위유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 2일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회사가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교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주주권익을 침해하는 것이며, 주식교환이 이뤄진다면 향후 ‘대주주 우호세력’ 확보 목적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게 트러스톤 측 주장이다.

태광산업은 우선 교환사채 발행 절차를 중단하며 한발짝 물러섰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와 여당이 올 하반기 상법 재개정을 통해 추진하려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앞서 ‘꼼수’를 썼다가 되레 역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제개혁연대 측은 “태광산업의 자사주 비중은 다른 기업들에 비해 매우 높고, 보유목적도 명확치 않으며, 자사주 전량으로 교환사채를 발행할 급작스러운 사정 변화가 생겼다고 여길 재무적 정황이 없다”며 “그 사이 정권이 교체되고, 이재명 대통령이 자사주 제도 개선을 공약했다는 점이 달라졌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태광산업의 올해 1분기 말 별도기준 현금·금융상품 등 현금화 가능 자산은 1조1천억 원이며, 별도기준 부채비율도 16%에 그치며 매우 양호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다.
  
교환사채 발행이 중단되면서 태광산업의 애경산업 인수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태광산업의 관계사 티투프라이빗에쿼티는 지난 6월26일 애경산업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 예상 매매가격은 최대 6천억 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애경산업은 1985년 설립된 애경그룹 계열사다. AGE20'S, 루나, 포인트, 에이솔루션, 포인트앤, 투에딧 등 화장품 브랜드와 스파크, 리큐, 울샴푸, 르샤트라, 순샘, 트리오, 케라시스, 블랙포레, 2080, 샤워메이트, 랩신 등의 생활용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었던 약 3200억 원 가운데 2000억 원을 ‘뷰티 관련 사업투자 목적’으로 연내 사용할 예정라고 앞서 밝혔는데, 이는 애경산업 인수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태광산업은 이외에 폴리아릴레이트(PAR) 섬유 개발, 시안화나트륨(NaCN) 증산, PET해중합 등 사업에 투자하고, 신사업 관련 기업 인수합병에 관련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태광산업 측은 지난 1일 화장품·부동산·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진출과 기존 석화·섬유사업 강화를 위해 1조5천억 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교환사채 발행 계획을 밝혔다.

회사 측은 당시 기존 석유화학·섬유 부문에 5천억 원을 투자하고, 업황 악화에 따른 예비운영자금 5600억 원을 별도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신규 사업투자를 위한 가용 현금이 1조 원을 밑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태광산업의 이번 대규모 투자 발표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경영복귀를 위한 포석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경영 복귀가 이른 시간 내 이뤄지긴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태광산업 '자사주 소각 의무화' 도입 앞서 교환사채 발행 난항, 애경산업 인수 스텝 꼬이나
▲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공약으로 '자사주 의무소각'을 내걸었다. 정부와 여당은 올해 하반기 상법 재개정을 통해 자사주 소각 의무화 조항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회장은 2004년 그룹 회장에 올랐으나, 2018년 약 1400억 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2021년 10월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으며, 2023년 사면 복권된 뒤 경영 복귀를 준비하다가, 의료진 권고로 현재 그룹 비상근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또 올해 5월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 횡령과 배임 혐의로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그룹 임원들을 계열사에 근무하게 하고, 이들 계좌로 급여를 허위 지급한 뒤 빼돌리는 방식으로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그룹이 가지고 있는 태광컨트리클럽(CC)에 골프연습장 공사비 8억6000만원 가량을 대납하게 하고, 계열사 법인카드 8000만원 가량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태광산업은 2024년 연결기준 매출 2조1219억 원, 영업손실 270억 원을 냈다. 2023년보다 매출은 6.3%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72.8% 줄었다. 석유화학과 섬유 업황 악화로 실적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태광산업이 인수하려는 애경산업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애경산업은 내수는 소비부진, 중국 사업은 재고 이연으로 2024년 하반기부터 이익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 외 해외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으나, 아직 규모가 작아 한국·중국 사업 부진을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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