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동남아시아의 캄보디아, 남아시아의 인도,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아직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지 않지만 이들 국가는 K금융의 미래 영토로 평가된다. 이들의 어떤 점이 K금융을 매혹했을까. 아시아 금융신흥국인 그곳에서, 묵묵히 K금융의 영토를 넓히고 있는 이들을 비즈니스포스트가 만났다.
-인도 글 싣는 순서
① 알렉산더도 퇴각했던 그곳, K금융은 철옹성 인도 어떻게 뚫었나
② 신한은행 인도 본부장 김근호 “30년간 펼친 제휴 전략 성공적, 개인 고객 90%가 현지인"
③ 우리은행 인도 본부장 이필복 “기업고객 중 현지 비중 절반 넘겨, 사업 다각화 추진한다”
④ 인도 미래에셋증권 CSO “쉐어칸 품고 미래에셋증권 현지 톱텐, 인도 증시는 방산주 주목”
⑤ 인도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 헤드 “우리 전략의 핵심은 ‘간결함’, 쉐어칸은 오프라인 시너지 가져다 줄 것”
⑥ ‘니프티50의 그 곳’, 아시아 최대 증권거래소 NSE 탐방기
- 프롤로그 기사 보기
① '제국의 추억' 좇는 세 나라, 캄보디아 인도 우즈베키스탄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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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근호 인도 신한은행 본부장은 현지화 성공의 비결로 '제휴'를 꼽았다. <비즈니스포스트> |
[뭄바이(인도)=비즈니스포스트] “신한은행이 인도에서 펼쳐온 제휴 전략은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지시각 6월17일 인도 신한은행 뭄바이 본부에서 만난 김근호 본부장은 신한은행의 제휴를 통한 현지화 전략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인도 신한은행은 1996년 뭄바이 지점 개설을 시작으로 약 30년 가까이 인도 현지에서 은행업을 지속해 왔다.
현재는 뭄바이 본점을 포함해 뉴델리, 푸나말리, 푸네, 아메다바드, 랑가레디 등 인도 전역에 걸쳐 다양한 지점에서 영업을 해 나가고 있다.
주요 사업 영역은 기업 대출, 무역 금융, 외환 등 법인 고객 대상 금융서비스이지만 한국계 은행 가운데서는 드물게 리테일(개인금융)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인도에서 외국계 은행이 리테일 사업을 펼치기란 쉽지 않다.
SBI(State Bank of India) 등 국영은행의 영향력이 이미 막강하며, 넓은 영토와 낮은 도시화율 때문에 개인 고객에게 접근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도 신한은행은 ‘제휴’라는 독특한 전략을 통해 리테일 영토를 확대해 왔다. 이미 일정 규모의 고객망을 구축해 둔 인도 현지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간접적으로 리테일 고객망을 확보하는 것이다.
▲ 뭄바이 신한은행 사무실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가령 2024년 6월 학자금 대출 전문 금융사인 ‘크레딜라’에 지분투자를 실시했는데, 이후 양사 간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시너지 협업을 지속 논의해 왔다.
또한 각지에 있는 대출 중개 네트워크와도 제휴를 맺고 있다.
이 밖에도 리테일 영역 확대를 위해 인도 정부의 ‘우선순위 금융(농촌지역 등 취약계층에 우선적으로 금융 서비스 제공)’ 정책에 적극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그 결과 현재 인도 신한은행의 개인 고객 중 90% 이상이 현지 고객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앞으로도 인도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지속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 인도 신한은행은 올해 안에 1~2 곳의 현지 핀테크사와 업무협력을 맺어 외국계 은행이 진출할 수 없는 다양한 업무영역으로의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확보한 리테일 고객망을 바탕으로 인도 신한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자동차 대출 등 상품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약 8%대라 한다.
인도에서는 중산층의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주로 자동차와 주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현지에서 오랫동안 기반을 다지며 본격적인 시중은행의 모습을 갖추게 된 인도 신한은행은 이제 사업 다각화를 바라보고 있다.
이달 내로 인도 신한은행의 이름으로 현지에서 직접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앞두고 있으며, 현지기업 예수금 기반 확대를 위해 기업영업 전문가 집단인 ‘CRM 센터’를 설립했다.
또한 인도에서 최근 떠오르고 있는 초고액자산가(HNWI) 대상 자산관리 시장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뭄바이 신한은행의 안내 데스크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김 본부장은 한국 조흥은행 시절부터 출발해 기업영업과 인사부를 거친 뒤, 베트남 신한은행에서 7년 동안 성장을 함께했던 인물이다.
앞서 약 2년 동안 신한은행 인도 델리 지점장을 맡은 뒤 2025년 초 인도 신한은행 뭄바이 본부 본부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인도 시장이 베트남에 비해 규제가 복잡하고 경쟁이 치열하며, 폐쇄적인 편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그는 인도시장의 중요성을 빼놓지 않고 강조했다.
“거대한 내수 시장과 높은 경제 성장률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의 인도 투자 증가에 따른 기업 금융 수요가 높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 및 투자에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특화하여 제공하고 기업 고객 비중을 확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