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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100원 내고 3만 원어치 쓸어 담았다", 세븐일레븐에 300명 '기습공격'한 이유

이솔 기자 sollee@businesspost.co.kr 2025-06-23 14: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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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100원 내고 3만 원어치 쓸어 담았다", 세븐일레븐에 300명 '기습공격'한 이유
▲ 롯데온 ‘100원 들고 기습공격’ 프로모션이 열린 세븐일레븐 대학로카페점 전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23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혜화역 1번 출구 앞에는 300명이 넘는 인파가 길게 줄을 섰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까지 빼앗은 이 줄의 목적지는 바로 세븐일레븐 대학로카페점. 롯데온이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개최한 ‘100원 들고 기습공격’의 이벤트 현장이다.

‘100원 들고 기습공격’은 100원으로 최대 5분 동안 3만 원 한도 내에서 원하는 상품을 골라 구매할 수 있는 행사다.

롯데온이 운영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쇼핑 공간인 ‘엘타운’ 고객을 위한 프로모션으로 준비됐다.

기자가 ‘기습공격 좌표’로 공개된 세븐일레븐 대학로카페점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8시. 이미 이른 아침부터 30여 명이 줄을 서며 기다리고 있었다. 
 
[현장] "100원 내고 3만 원어치 쓸어 담았다", 세븐일레븐에 300명 '기습공격'한 이유
▲ ‘100원 들고 기습공격’ 프로모션 현장에 도착한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대기줄 가장 맨 앞에 서 있는 사람은 6시20분부터 기다렸다는 29세 남학생 A씨였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거주하는 그는 “거의 공짜 이벤트라고 할 수 있으니 사람들이 많이 올 것 같아서 일찍 왔다”며 “통조림처럼 유통기한이 긴 음식 위주로 담아 가족들과 나눠 먹고 싶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이모와 조카 사이라는 40대 여성 B씨와 20세 여성 C씨였다. 이들은 “6시40분부터 기다렸다”고 하면서도 힘든 기색 없이 기대감에 차 보였다.

C씨는 “친구가 단체 채팅방에 공유해줘서 이벤트 하는 것을 알았다”며 “간식을 주로 담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8시20분이 되자 혜화역 1번 출구부터 세븐일레븐 대학로카페점에 이르는 40m 정도 거리에 사람들이 길게 늘어섰다. 줄은 ㄴ자로 꺾여 대로변까지 이어졌다. ‘기습공격’ 팻말을 든 직원들이 대기 줄을 관리했다.

강아지를 산책시키며 지나가던 한 할머니는 “이게 무슨 줄이여”라고 말하며 관심을 보였다.

기자도 대기 줄에 합류했다. 6월 여름이지만, 아침 이른 시간이라 그다지 덥지 않은 날씨에 선선한 그늘이 드리워 기다리는 시간이 힘들지 않았다. 주최 측은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생수 500㎖ 한 병씩을 나눠줬다.

대기가 조금 지루해지자 앞뒤 사람들끼리 담소를 나누는 이들이 많았다. 서로 무엇을 살 거냐 물어보며 쇼핑 목록을 공유했다. 
 
[현장] "100원 내고 3만 원어치 쓸어 담았다", 세븐일레븐에 300명 '기습공격'한 이유
▲ D씨가 휴대전화에 적혀 있는 쇼핑 목록을 보여주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울 마포구 연미동에서 왔다는 28세 여성 D씨는 “가족들이 초코우유와 바나나우유, 빵을 사오라고 했다”며 휴대전화에 적혀 있는 메모를 보여줬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한다는 27세 여성 E씨는 “보조배터리를 담고 싶은데 앞 사람들이 먼저 가져갈 것 같다”고 조바심을 냈다.

그는 “만약 보조배터리가 없으면 다른 물건을 눈에 보이는 대로 쓸어올 것”이라며 양손을 들어 물건을 쓸어 담는 시늉을 했다.

행사 시간이 임박하자 대기자는 300명에 이르렀다. 예정 시간보다 10분 이른 8시50분에 행사가 시작됐다. 한 번에 10명씩 매장에 입장하니 줄이 빠르게 줄어들었다. 곧이어 사람들이 비닐봉투에 물건을 한가득 담아서 나오기 시작했다.

기자는 9시30분에 입장할 수 있었다. 매장에 들어선 뒤 직원이 스톱워치를 누르자 사람들은 일제히 물건을 담기 시작했다. 1분이 지날 때마다 직원이 시간을 알려줬다.

3만 원을 어림잡으며 물건을 고르는 동시에 시간까지 신경 쓰려니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신중하게 물건을 담고 있는데 마지막 1분이 남았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결국 보이는 물건을 마구잡이로 집어 들었다.
 
[현장] "100원 내고 3만 원어치 쓸어 담았다", 세븐일레븐에 300명 '기습공격'한 이유
▲ 5분 동안 쇼핑을 한 사람들이 계산대 앞에 줄을 서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제한 시간 5분이 끝나자 물건을 그만 고르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쇼핑을 멈추고 계산대 앞의 줄에 합류했다.

밖에서 함께 기다렸던 D씨를 다시 만났다. D씨는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지났다”며 “금방 고르겠지 싶었는데 갑자기 1분 남았다고 해서 당황했다”고 말했다.

그는 행사 관계자에 “이런 행사가 다음에 또 있냐”고 질문한 뒤 아직 계획이 없다고 하자 아쉬워했다. 
 
[현장] "100원 내고 3만 원어치 쓸어 담았다", 세븐일레븐에 300명 '기습공격'한 이유
▲ F씨가 장바구니에 담은 과자들을 보여주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계산을 기다리던 또 다른 손님인 70세 남성 F씨는 챙겨온 장바구니에 담은 과자들을 보여줬다. 아내와 함께 왔다는 그는 “행사는 재밌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길다”고 말했다.

계산대가 가까워지자 기자는 담은 물건이 3만 원을 훌쩍 넘을까 걱정이 됐다. 다행히 3만4500원이 나와 4500원만 추가로 결제했다.

과자 3개와 빵 1개, 삼각김밥 1개, 봉지라면 4봉지, 컵라면 2개, 숙취해소음료 2병, 머리끈 세트 1개까지 상품 모두 14개를 참가비 100원까지 더해 단돈 4600원에 구매했다.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3만 원을 초과해 담았지만 계산대에서 물건을 빼는 것이 허용됐다. 다들 3만 원이 조금 넘게 금액을 맞춰 알뜰하게 쇼핑을 마무리했다.

매장을 나서자 E씨가 만족스러운 얼굴로 다가와 구매한 보조배터리를 보여줬다. 
 
[현장] "100원 내고 3만 원어치 쓸어 담았다", 세븐일레븐에 300명 '기습공격'한 이유
▲ 쇼핑을 마친 E씨가 구매한 보조배터리와 간식을 보여주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그는 “보조배터리가 거의 3만 원이라서 집에 가며 먹을 음식만 조금 더 담았다”며 “다 해서 3만3천 원 정도 나왔다”고 말했다.

쇼핑을 마친 사람들은 대부분 밝은 표정으로 물건을 한가득 들고 돌아갔다.

마찬가지로 매장을 나서던 25세 남성 G씨는 “노량진에 살며 수험생활을 하고 있는데 이번 이벤트 덕분에 식비를 아낄 수 있겠다”며 “앞으로 세븐일레븐을 애용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행사를 준비한 롯데온 관계자는 “사전 신청자가 1천 명이 넘었다”며 “오늘 지나가다 우연히 행사하는 걸 보고 신청해 참여한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세븐일레븐과 함께한 기습공격은 롯데온을 중심으로 롯데 계열사 사이에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새로운 고객 접점을 만들고자 기획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음에도 이런 이벤트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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