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로 강수량과 기온이 바뀌면서 진토닉의 맛도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진토닉의 원료가 되는 주니퍼베리 열매 모습. <위키미디아 커먼스> |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가 일부 술의 맛을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디언은 영국 해리엇와트대학교 국제 양조 및 증류센터(IBCD)에서 내놓은 보고서를 인용해 기후변화로 바뀐 날씨가 '진토닉' 칵테일의 맛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보고서는 국제학술지 '양조연구저널'에 등재됐다.
통상적으로 진토닉처럼 열매를 기반으로 하는 주류는 생산지역의 기후에 따라 맛에 변하게 된다. 최근에 기후변화로 원산지의 강수량과 기온이 변하면서 맛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매트 폴리 ICBD 조교수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습한 해에 수확된 주니퍼베리(진토닉의 원료)는 건조한 해에 비해 휘발성 화합물이 12%까지 줄어들 수 있다"며 "이는 진의 맛을 진답게 만들어주는 감각적 특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ICBD 연구진은 이번 보고서를 위해 알바이나, 보스니아, 마케도니아, 이탈리아 등 유럽 각지에서 생산된 주니퍼베리들을 각 연도별로 수집해 증류하고 분석했다. 분석에는 가스 크로마토그래피(혼합물 분리 실험) 기법이 활용됐다.
이를 통해 생산 연도와 지역별로 기후에 따라 진토닉별로 서로 다른 화학적 특성을 갖게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화합물 변화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강수량으로 날씨가 습한 기후에서 수확된 주니퍼베리들은 기존의 것과 비슷한 맛을 내려면 대체로 전보다 오랜 공정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니 힐 ICBD 지도교수는 가디언을 통해 "수확 후 건조 과정은 물에 가장 잘 녹지 않는 화합물이 영향을 미치는 것에 가장 크게 작용한다"며 "이는 곧 수확 조건에 따라 증류업체별로 진토닉의 풍미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주류업계는 높아지고 있는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일관성과 품질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같은 변화는 여기에 큰 리스크를 더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