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은행권 예금금리가 3년 내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안전자산을 찾는 소비자들의 시선이 저축은행을 향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여전히 3%대 예금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자금이동이 발생하더라도 일시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자금이동의 신호가 잡히면 금리 매력도를 낮춰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데 입을 모은다.
▲ 은행권에서 3%대 예금이 사라지면서 저축은행 예금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
1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 예금 상품 가운데 12개월 만기 기준 기본금리 연 3%대 상품은 없다.
복잡한 우대금리 조건과 관계없이 연 3%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예금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날 기준 기본금리가 가장 높은 예금 상품은 연 2.75%를 주는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이다.
우대금리를 포함하더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고금리가 연 3%를 넘기는 상품은 단 하나에 그친다.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은 기본금리 연 2.05%에 첫거래우대, 마케팅동의, 상품알리기(상품추천) 등 조건을 충족하면 우대금리를 최대 연 1.05%까지 더해준다.
은행들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빠르게 반영하면서 예금금리를 속속 내린 결과다.
이에 따라 시중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저축은행으로 향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저축은행업계에는 아직 3%대 예금 선택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2개월 만기 기준 연 3%대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 상품은 100개가 넘는다.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우대조건 없이 연 3.25%를 주는 JT저축은행의 ‘e-정기예금’이다.
9월부터 예금보호한도가 최대 1억 원으로 확대된다는 점도 저축은행 예금의 매력을 높인다. 높은 금리를 좇으면서 안정성도 챙길 수 있어서다.
하지만 저축은행업계는 이 같은 자금 유입 전망의 현실화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자금이동 규모가 커진다면 금리 하향조정이 불가피 하다고 바라본다.
▲ JT저축은행의 ‘e-정기예금’은 연 3.25% 금리를 제공한다. < JT저축은행 홈페이지 갈무리 > |
저축은행은 은행과 달리 수신으로만 자금을 조달한다. 수신 잔액이 늘어난다는 것은 곧 추후 영업에 활용할 실탄을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
여신영업을 확대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신만 늘어나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시장 환경이 이전보다 나아진 부분이 그다지 없다”며 “만약 수신 잔액이 몰리고 있다고 판단되면 금리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저축은행들은 수신금리가 조달비용이기 때문에 조정이 자주 일어난다”며 “상당 규모의 자금이 넘어온다면 그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저축은행 금리 역시 내려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반짝 유입’에 그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는 은행 예금 금리가 낮아지면서 순간적으로 저축은행 예금 매력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저축은행 금리도 앞으로 계속 내려갈 수 있는 만큼 실제 유입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