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Cjournal
시민과경제  금융정책

떠나는 길에도 금융개혁 외친 이복현, 관치·월권 논란에도 '강한 금감원' 각인했다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5-06-05 16:49:26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비즈니스포스트] “경제구조 개선을 위한 금융개혁을 지속해야 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년의 임기를 꽉 채워 마치고 퇴임했다. 
 
떠나는 길에도 금융개혁 외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487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복현</a>, 관치·월권 논란에도 '강한 금감원' 각인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25년 6월5일 퇴임식을 마지막으로 3년 임기를 마무리했다.

‘최연소’ ‘첫 검찰 출신’ ‘윤석열 사단 막내’ 등 많은 수식어로 주목받았던 이 원장은 마지막까지 금감원의 역할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를 주저하지 않았다.

이 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금융감독원장이라는 막중한 자리를 맡아 임기를 마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여러분들 덕분”이라고 소회를 밝히면서 동시에 금융개혁 과제와 금감원 업무범위 확장을 이야기했다.

이 원장은 “금융개혁은 생산성 확보를 위한 경제구조 개선의 시발점”이라며 “당국과 금융사, 기업, 투자자 등 모든 참여자들이 지속적 금융개혁을 위해 합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융시장 현안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금감원의 업무방식 혁신과 범위 확장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경제금융 사안 초기 대응이 부적절하면 결국 시장안정과 검사·제재 등을 담당하는 금감원에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기관 사이 업무범위가 불명확하더라도 금감원이 금융 전문가 조직으로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임기 3년 동안 조직 내부 혁신과 금융시장 대응 모두에서 주도적 역할을 강조해온 이 원장의 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 원장은 현대차그룹과 한화그룹 비자금 사건, 삼성그룹 승계 문제를 수사하며 ‘재계 저승사자’로 불렸던 특수부 검사 출신이다. 1972년생으로 역대 금감원장 가운데 최연소이기도 했다.

이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2022년 6월 15대 금감원장에 오를 때부터 ‘실세’ 원장으로 강한 추진력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이 원장은 실제로도 2022년 레고랜드 사태와 흥국생명 해외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권(콜옵션) 미행사 사태, 태영건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충격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금감원의 존재감을 키웠다.

이어진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사태,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등 금융사고, 계엄사태와 탄핵정국, 홈플러스 회생신청과 MBK파트너스 논란 속에서 금융권 내부통제 등 지배구조 개편, 밸류업 등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을 강력하게 밀어붙였다.

이 원장은 이날 퇴임식에서 “재임 기간 부딪힌 복합적 난관이 금감원 본연의 역할에 더욱 집중하며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된 측면도 있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거침없는 리더십으로 금감원의 존재감을 키운 이면에는 과도한 개입에 따른 월권, 관치금융 ‘꼬리표’도 따라붙었다.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와 공공연한 의견 충돌은 조직 사이 알력 다툼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떠나는 길에도 금융개혁 외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487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복현</a>, 관치·월권 논란에도 '강한 금감원' 각인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퇴임식을 마치고 직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원장은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 회장 연임 등 인사를 두고 공식석상에서 ‘쓴소리’를 내놓으면서 관치금융 논란을 일으켰다. 

가계부채, 공매도 재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등 금융정책 엇박자로 소비자 피해 등 시장 혼란을 초래한다는 비판도 계속됐다.

이 원장은 상법개정안 추진 등을 두고도 금융위원장부터 정책당국들과 반대 견해를 표명하면서 불협화음을 내기도 했다. 정부와 당국이 상법개정안 재의와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 대안에 공식적으로 힘을 실을 때 ‘직을 걸고’ 상법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반대한다며 맞섰다.

취임 초부터 간담회와 백브리핑, 방송출연 등을 포함 언론과 시장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 소통 행보가 때때로 불필요한 마찰과 잡음으로 이어졌던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금감원 내부 조직쇄신과 운영을 두고도 평가가 엇갈린다.

이 원장은 2022년 6월 금감원장에 취임한 뒤 해마다 연말 정기인사에서 부서장급의 70~80%변경·교체하는 대대적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지난해 마지막 인사에서도 부서장 1명을 제외하고 모두를 교체했다.

성과주의, 능력주의를 앞세운 과감한 물갈이 인사로 조직쇄신에 힘을 실었지만 업무강도와 처우 등 문제로 인력 이탈이 늘어나기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원장은 이날 퇴임식에서 “금감원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너무 이른 시기에 양보를 강요 받게 된 선배들, 더 빨리 더 높이를 요구하는 원장의 욕심을 묵묵히 감당해준 임직원에게 감사와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향후 거취를 놓고 기회가 된다면 해외 대학이나 연구기관 등에서 연구활동을 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1972년생으로 서울 경문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 42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32기로 수료한 뒤 군산지청 검사, 법무부 검사과 검사, 춘천지검 검사,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4부장,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을 지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사시절 함께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과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등을 수사해 ‘윤석열 사단 막내’로 불렸다.

2022년 6월7일 역대 최연소이자 첫 검찰 출신 금융감독원장으로 취임했다.

역대 15명의 금감원장 가운데  윤증현 전 원장, 김종찬 전 원장, 윤석헌 전 원장에 이어 4번째로 임기를 완주했다. 박혜린 기자

최신기사

[현장] 그래닛셰어즈 CEO 윌 린드 "ETF로 개인투자자 선택지 다양화, 장기 테마는..
대통령실 2차 인선, 정책실장-김용범 경제성장수석-하준경 사회수석-문진영
[단독] 한국연구재단 논문투고 시스템 해킹 피해, 연구자 개인정보 유출 우려
쿠팡 여름 휴가철 맞아 '키즈 서머 시즌오프' 진행, 최대 75% 할인
민주당 진성준 "2차 추경 20조~21조 필요" "상법 개정 최대한 빠르게 처리"
'TV토론 젓가락 발언' 논란 이준석, 국회의원 제명 청원 동의 15만 명 넘어서
삼성전자 갤럭시워치 '수면 무호흡 기능' EU 인증 획득, 70개국 이용 가능
보건복지부,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조정신청 서류 부담 줄이기로
UBS그룹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3E 12단 인증 4분기로 미뤄져"
비트코인 1억4293만 원대 하락,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 갈등 심화 영향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