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쿡 애플 CEO(오른쪽)가 3월23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허리펑 부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당국이 애플과 알리바바가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AI) 서비스의 자국 내 승인을 보류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중 무역갈등 심화로 애플의 중국 AI 도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5일 파이낸셜타임스는 상황을 잘 아는 2명의 취재원 발언을 인용해 “중국 인터넷정보판공실(CAC)이 애플의 AI 서비스 출시 승인을 지연시키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알리바바와 협업해 중국 사용자를 위한 ‘애플 인텔리전스’ AI 서비스 출시를 준비해 왔다.
규제 당국으로부터 중국에서 판매하는 기기에 탑재하는 AI 모델은 현지 업체와 협력할 것을 요구받았기 때문이다. CAC 승인 과정은 중국에서 AI 서비스를 공개하려는 모든 기업이 거쳐야 한다.
이에 애플은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도입했던 AI 기능을 중국에서 아직 제공하지 못하는 상태인데 여전히 관련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애플은 중국에서 AI 출시 지연으로 화웨이와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스마트폰 경쟁사와 비교해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라고 분석했다.
실제 애플의 중국 고급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23년 초 70%에서 올해 1분기 47%로 떨어졌고, 화웨이는 13%에서 35%로 올랐다.
취재원은 미중 사이에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져 승인 절차가 늦어졌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이 고율 관세를 주고 받으며 무역 긴장이 고조돼 규제 당국에도 여파가 미쳤다는 것이다.
중국 규제 당국은 엔비디아, 구글 등 미국 다른 거대 기술기업을 겨냥한 반독점 혐의 조사도 재개하며 무역 협상에서 협상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애플의 AI 출시 여부가 미중 무역협상에 참여하는 국무원 상급기관의 허가에 달려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미국 상무부 산업보안국도 애플-알리바바 파트너십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워싱턴과 베이징 사이 긴장이 높아지면서 애플이 타격을 받고 있다”라고 짚었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는 국무원 승인이 떨어지면 애플의 AI 도입 신청서 또한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