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정부의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가 재고를 충분히 축적하지 않은 한국 대형 전자업체에도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제시됐다. 중국 내몽골 자치구에 위치한 희토류 광산 사진.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핵심 제조산업에 쓰이는 희토류 소재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하며 한국 자동차와 전자업체에도 영향이 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 기업들이 일부 소재를 제외하면 충분한 재고 물량을 비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4일 “중국이 미국 트럼프 정부와 무역 전쟁에 희토류 및 핵심광물 공급을 협상카드로 활용하기 시작하며 전 세계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동차와 항공기 제조사, 반도체 기업과 방산업체 등이 중국의 수출통제 조치에 따라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기업들로 지목됐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보복하는 차원에서 자국 기업들이 희토류 및 희귀광물을 수출하려면 별도로 승인 절차를 거쳐야만 하는 조치를 도입했다.
이는 미국에 수출되는 품목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연히 전 세계 제조사들도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독점한 핵심소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로이터는 “올 여름 말까지 새 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상품 생산이 멈출 수 있다는 위기감이 미국과 일본 정부 등에서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도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로이터는 현대자동차를 대표적 예시로 들었다.
현대차가 최근 GM과 토요타,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과 함께 트럼프 정부에 희토류 공급 차질에 따른 우려를 강조하는 내용의 성명을 전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도 한국이 다양한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에 따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일본과 달리 “한국 대형 전자업체들은 대량의 희토류 재고를 비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제시됐다. 공급 차질에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세관 자료를 인용해 한국이 1~2월에 전기차 모터, 풍력터빈 등에 쓰이는 디스프로슘을 대량으로 수입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반도체 생산 등에 쓰이는 다른 희토류 재고량은 파악하기 어렵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부가 화웨이 반도체 등을 대상으로 지속해 온 규제는 중국 정부의 분노를 일으켰다”며 전 세계에 희토류 공급 차질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