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랙록이 기후대응 활동을 대폭 축소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미국 텍사스주의 '투자 제한 블랙리스트'에서 제외됐다. 사진은 미국 뉴욕주 뉴욕시 맨해튼에 위치한 블랙록 본부 현판.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대응 활동을 대폭 축소하기로 한 블랙록이 미국 주 정부의 블랙리스트에서 제외됐다.
3일(현지시각)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은 텍사스주가 투자 제한 명단에서 블랙록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약 3천억 달러(약 412조 원) 규모 자산을 보유한 텍사스주 연기금과 투자 펀드들은 블랙록에 투자하거나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앞서 텍사스주는 지난해 블랙록, 퍼스트스트리트재단, 뱅가드 그룹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자산운용사들이 서로 담합해 화석연료 관련 투자를 제한해 불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들 자산운용사를 투자 제한 대상에 올리고 반독점법 혐의로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글렌 헤거 텍사스주 감사원은 공식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블랙록이 같은 업계의 기후대응을 위한 공동행동 참여를 줄인 점을 반영했다"며 "또 블랙록이 주주들이 제출한 환경 결의안을 향한 지지를 낮추고 텍사스 증권거래소 설립을 지지한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블랙록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권 기후대응 협의체인 '기후행동100+'에서 이탈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유엔 주도 '넷제로자산운용(NZAM)' 협의체에서 탈퇴한다고 발표했다.
블랙록은 로이터를 통해 "텍사스와 전 세계적으로 석유 및 가스 산업 투자를 제한함으로써 발생하는 실질적 사회경제적 비용을 인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은 텍사스주 투자가 재개된 것은 블랙록 입장에서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블랙록 대변인은 공식성명을 통해 "이번 문제에 대한 텍사스주 감사원의 결정에 감사드린다"며 "블랙록은 텍사스 주민 수백만 명이 품위있는 은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헤거 감사원은 "블랙록의 전반적 정책 변화를 향한 진정성 있는 의지는 텍사스 경제 성장에 있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역할을 다하고자 하는 열망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