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지난해 말 미래에셋증권이 인수를 마친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이 1분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인도 증시가 강하게 반등하고 있으며 경제 전망도 긍정적이어서 향후 실적 기대감은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 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이 아쉬운 첫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
20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해외법인의 세전이익은 12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550억 원)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난 호실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박현주 회장의 경영 철학에 맞추어 국내 증권사 가운데 글로벌 진출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1분기 해외법인 이익 가운데 약 66%는 홍콩, 런던, 미국, 인도 시장에서 나왔다. 나머지는 브라질, 베트남,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거두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이익의 대부분이 홍콩, 런던, 미국, 인도 시장에서 나왔는데 올해 1분기에는 브라질, 베트남, 인도네시아 시장의 기여분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아쉬운 점은 인도 시장으로 꼽힌다. 인도 현지 증권사 인수는 박 회장의 오랜 꿈이었는데 지난해 말 완수했다. 그룹의 글로벌 전문성을 활용해 5년 안에 인도 현지 5위 증권사로 발돋움할 계획을 세워뒀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만 인도에 5곳의 법인(HVDPL, 쉐어칸, 쉐어칸 파이낸셜, 쉐어칸 에스프레소, 쉐어칸 에듀케이션)을 설립하기도 했다.
그런데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쉐어칸의 올해 1분기 실적은 기존에 300억 원 정도로 예측됐으나 실제로는 100억 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 해외법인의 주 수익원이 트레이딩이라는 점을 보면 인도 증시의 부진이 쉐어칸 실적에 즉각적인 타격을 입힌 것으로 분석된다.
탈중국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부터 수혜를 입었으며 탄탄한 경제성장률이 뒷받침한 결과
인도증시는 2023년부터 줄곧 상승흐름에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들어 한 풀 꺾였다. 주가 과열 우려에 더해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관세 분쟁 우려가 선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에 36%의 총관세를 부과한 뒤 유예했으며 인도를 ‘관세 왕국’이라고 쏘아붙인 적도 있다.
여기에 카슈미르 지역에서 파키스탄과의 분쟁도 우려를 키우는 요소로 거론된다.
그럼에도 미래에셋 쉐어칸은 향후 반등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 인도증시가 강한 반등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인도증시가 본격 반등을 시작한 올해 3월13일부터 전날까지 주요 지수인 니프티(11.38%)와 센섹스(11.15%) 지수가 크게 오르면서 현재 전고점에 다가가고 있다.
▲ 인도증시는 3월 들어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뭄바이 증권거래소. |
글로벌 관세 분쟁이 일단락된 데 더해 인도 정부가 강력한 감세 및 유동성 확장 정책을 쓰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높아진 결과로 분석된다.
글로벌컨설팅업체 딜로이트는 “인도 정부의 소비세 감세가 GDP 증가를 이끌 것이며 저인플레이션 상황과 각종 유동성 정책이 경제에 긍정적”이라 평가했다.
실제로 올해 1월(-90억 달러), 2월(-50억 달러), 3월(-3억 달러), 4월(-10억 달러) 연속으로 인도 증시에서 순유출되던 외국인 자본이 5월(12일까지 기준)에는 44억 달러어치 규모로 순유입 전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 증권가에서도 최근 2달의 큰 반등으로 5월에는 다소 조정이 나올 수 있지만 올해 전반은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모티랄오스왈파이낸셜의 루칫 제인 연구원은 “조정이 나온다 해도 상승추세에서 잠시 주춤하는 것일 뿐으로 이 때를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보난자 그룹의 캠플 연구원도 “니프티 지수의 5월 선물은 상단이 2만5천으로 사상 최고점이며 하단도 2만3500으로 저항선이 견고하다”며 “조정은 곧 매수의 기회”라 말했다.
글로벌 증권업계에서도 제프리스의 크리스토퍼 우드 연구원이 “트럼프 관세 정책의 중장기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미국주식을 매도하고 인도주식을 사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