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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금융지주 김용범이 쏘아 올린 '예실차' 논란, 보험사 실적 부풀리기 도마 위로

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 2025-05-19 15: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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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이 1분기 실적발표에서 ‘예실차(예상손해율과 실적손해율의 차이)’를 언급한 뒤, 보험업계 계리적 가정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뒤 보험사의 예상손해율 추정치는 실적에 직접 영향을 주는 요소로 꼽힌다. 이번 발언을 계기로 실적 왜곡 가능성 관련 의문이 다시 제기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메리츠금융지주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24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용범</a>이 쏘아 올린 '예실차' 논란, 보험사 실적 부풀리기 도마 위로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이 1분기 실적발표에서 언급한 뒤 ‘예실차’ 논쟁이 퍼지고 있다.

19일 보험업계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정’에 이어 이번엔 예실차가 보험업계 회계 가정 정합성과 관련한 논의를 불러오고 있다.

보험사들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가정을 적용해 단기 실적에 집중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예실차 논란의 시작은 14일 메리츠화재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이었다.

예실차는 실적손해율과 예상손해율의 차이를 말한다. 실적손해율은 현재 실제로 발생한 손해율, 예상손해율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보험료 대비 지급될 보험금을 추정한 비율이다.

장기 보험계약 구조상 이 수치는 회계 가정의 핵심이 된다. 예상손해율이 낮을수록 추정 보험금은 줄고 예실차가 커지면서 회계상 계약서비스마진(CSM)이 증가해 단기 수익성이 높게 측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질의응답 시간에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사장은 “메리츠화재의 실적손해율은 타사와 비슷한 수준인 반면 예상손해율은 5~8% 높다”며 “예상 손해율과 관련한 합리적 추정 방식이 없어 회사마다 다르게 적용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후 이어지는 회계적 가정 관련 질문에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이 직접 나서 답변하며 보험업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앞 질문까지는 김중현 사장이 답했다.

김 부회장은 “이번 공시 강화로 확인된 보험사들의 장기 손해율 가정을 검토한 결과 회계적 정합성은 아직 70% 정도에 머물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실적 손해율보다 예상 손해율을 현저히 낮게 가정한 보험사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러한 방식으로 이익을 부풀리면 출혈 경쟁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실차 논란은 16일 자본 규모나 계약수 등에서 보험업계 ‘맏형’이라 볼 수 있는 삼성생명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며 재점화됐다.

변인철 삼성생명 상무는 “보험사, 특히 생명보험사가 판매하는 상품은 장기인 경우가 많다”며 “30년 뒤 장기손해율은 회사의 상품포트폴리오나 보유계약의 구조에 따라 일부 그래프가 시장에서 보는 것과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IFRS17에서 예실차가 0%에 가깝게 추정해 부채를 평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메리츠화재가 업계 전반의 가정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했다면 삼성생명은 개별 회사의 상황과 상품 구조에 따라 손해율 가정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처럼 같은 보험업계 안에서도 상반된 입장이 제기되는 등 보험사들의 계리적 가정 신뢰성과 표준화 필요성과 관련한 논쟁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2023년 IFRS17 도입 뒤로 보험업계는 계리적 가정 변화에 따라 실적이 고무줄처럼 변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보험사마다 가정이 달라 실적 정합성에 의심이 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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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보험사들의 ‘실적 부풀리기’를 막고자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정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이번 예실차 논란에 앞서 지난해엔 보험사들이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정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평가해 실적을 부풀린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금융당국은 가정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실제 해지율 등 회계 가정 변경에 따라 다수 보험사에서 올해 1분기 실적이 지난해와 큰 차이가 발생했다. 계리모형에 따라 실적 변동 폭이 달라질 수 있음이 드러난 셈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예실차 논란이 제기된 맥락은 이해하지만, 보험사마다 상품구조와 고객 특성에 차이가 있는 만큼 적용되는 가정은 회사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고 바라본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 취지 자체가 예실차라는 계정 항목을 0에 수렴하게 만들며 운영 책임을 각 회사가 지게 하는 것”이라며 “회사마다 포트폴리오 등이 달라 비슷한 상품이라 해도 같은 손해율을 적용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IFRS17이 제대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보험사와 금융당국 모두 힘써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계리적 가정관리를 위해 보험회사는 계리 전문 인력 보강 및 양성을 통해 역량을 높이하면서 가정관리 프로세스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당국이 보험업계 전문가들이 스스로 실무표준을 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고 짚었다.

특히 예실차 관리가 자본적정성 평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제도적 정합성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도 이를 인지하고 있으며 감독 기준 보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 부위원장은 15일 브리핑에서 “일부 회사가 단기성과를 위해 장기적 안정성 훼손을 감수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필요한 보완조치가 준비되면 조만간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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