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쿡 애플 CEO가 TSMC 애리조나 공장을 포함한 미국 내 협력사에서 대량의 반도체를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압박에 대응하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올해 미국에서 190억 개에 이르는 반도체를 사들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TSMC 애리조나 파운드리 공장에서 제조한 물량도 포함된다.
팀 쿡 애플 CEO는 1일(현지시각) 애플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미국에서 제조된 반도체 190억 개 이상을 수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TSMC 애리조나 공장에서 제조하는 첨단 반도체도 수천만 개에 이르는 물량을 사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미국 전역에 9천여 곳의 협력사를 두고 있다는 점과 앞으로 4년 동안 미국에 5천억 달러(약 707조 원)을 투자할 것이라는 내용도 언급됐다.
애플이 트럼프 정부의 관세 영향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 내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애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부과한 수입관세에 따른 악영향을 받고 있다. 아이폰과 같은 제품이 대부분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전자제품은 현재 145%의 최고 관세 대상에서는 제외되어 있지만 트럼프 정부는 반도체를 포함하고 있는 모든 물품에 세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팀 쿡 CEO는 애플 회계연도 2분기(1~3월) 실적에 관세 영향은 크게 반영되지 않았지만 향후 실적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팀 쿡 CEO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거의 모든 제품을 인도와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중국 제조 제품은 다른 국가에 공급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증권사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콘퍼런스콜에서 애플이 관세 영향을 반영해 가격 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는지 물었다.
팀 쿡 CEO는 이와 관련해 “오늘 발표할 내용은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애플이 이날 발표한 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및 아이폰 매출은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실적발표 뒤 애플 주가는 장외시장에서 3.78% 떨어져 거래되고 있다. 향후 실적 불확실성 및 배당 축소 정책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