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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박태준까지 '통합' 행보, '이념보다 실리' 이재명의 중도는 성공할까

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 2025-04-29 14: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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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대선주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우클릭' 행보가 연일 화제다.

민주당 계열의 역대 대선 후보나 대통령들도 ‘중도’를 지향한 적 있었지만 많은 논란과 비판에 휩싸였다. 대선 과정에서는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집권 뒤 성공 여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박정희 박태준까지 '통합' 행보, '이념보다 실리'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861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명</a>의 중도는 성공할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우클릭을 통한 보수통합 행보가 주목받는 가운데 그의 중도가 성공을 거둘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2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고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의 중도론은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것인데 결국 성공 여부는 실력에 달려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가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 묘역을 참배하면서 그의 통합 행보를 둘러싼 여러 평가들이 엇갈리고 있다. 이 후보는 처음 대선에 도전한 2017년에도 현충원을 찾았는데 당시에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는 찾지 않았다.

이 후보는 박 전 회장 참배 뒤 그를 '통합'의 아름다운 상징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박 전 회장은 1968년 포항제철(현 포스코)을 만들어 키운 '철강신화'의 주인공이자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보수세력과 연대한 DJP연합의 상징적 인물이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28일 YTN뉴스 플러스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 같은 경우 보수에서는 건국 대통령으로 칭하고 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야말로 산업화의 주역이라고 얘기한다”며 “박태준 전 총리는 DJP, 이른바 김대중 정신이 발현될 때 한 축을 맡은 분이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어떤 상징적인 행보”라고 바라봤다.

이처럼 이 후보가 보수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의 기반인 진보적 정체성도 지켜갈 것이란 시각도 있다.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은 2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당 선거대책위원회 합류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힌 뒤 “이 후보가 지난 2월 독대 당시 이재명의 왼쪽, 민주당 내의 진보를 맡아달라 요청했다”며 “민주당은 기댈 곳 없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정치적인 버팀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 후보가 보수와 진보 영역을 '마음껏' 넘나들 수 있는 이유로는 압도적 당 장악력이 우선 꼽힌다.

민주당 지지층들이 이 후보의 중도보수적 행보에도 신뢰를 보내면서 지지도가 흔들릴 우려가 적다는 것이다. 실제 이 후보 스스로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기로 결정했음에도 민주당 내부의 반대 목소리도 없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2년 대선에서 윤 전 장관을 '국민통합위원장'으로 영입했다. 그러나 윤 전 장관이 영입된 뒤 민주당 내부에서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반발로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대선이 끝난 뒤 윤 전 장관에게 "말씀드린대로 하지 못 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2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후보의 보수적 행보를 두고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 우려할 수 있다는 질문에 “(이 후보가) 당대표 처음 출마했을 때 77.7%로 당선이 됐고 이번 대선 경선에서는 89.77%로 당선이 되지 않았나”며 “여기에는 당원들의 의견들, 그러고 당원들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이 돼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우클릭’ 행보는 일단 보수인사들에게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원조 보수'라는 평가를 받는 정규제 전 한국경제 주필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최근 이 후보의 행보를 두고 매우 우호적 평가를 내놨다.

국민의힘 당직자 출신인 장성철 공론센터소장도 28일 YTN라디오 뉴스정면승부에서 이념을 뛰어넘을 것이란 이 후보의 대선후보 수락연설문을 두고 “흠잡을 만한 게 없구나 그런 생각이 들 정도”라며 “이 후보의 확고한 생각과 판단이라면 이거는 국민의힘이 대선 치르기가 상당히 어렵고 힘들겠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후보의 '이념 아닌 실용'을 앞세운 통합 행보가 끝까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이 후보의 중도 행보는 보수와 진보 세력 양쪽에서 ‘신뢰성’을 의심받을 가능성이 있다.

재벌 해체를 약속했던 2017년의 이재명, 기본사회를 주창했던 2022년 이재명과 2025년 현재 이재명의 변화는 그만큼 크다.

또한 정책적으로 보수와 진보를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높다. 당장 민주당이 야당으로 추진했던 상법 개정안이나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 주 4일제 근무 등은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반대를 넘어서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문제이다. 물론 민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여당이 된다면 국회에서의 저항은 힘으로 누를 수 있겠지만 진보와 보수를 넘나들 때마다 심각한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공산이 크다.

실제 이 후보가 당대표였을 때 반도체특별법안에 '주 52시간 근무제 완화'를 담는 방안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당 내부와 양대 노총의 반발이 나왔다. 이에 민주당이 주 52시간제 완화를 특별법안 내용에서 제외하자 국민의힘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고 ‘주 52시간제 완화’는 특별법안 내용에서 빠진 채 신속처리안건 절차를 밟았다.
 
박정희 박태준까지 '통합' 행보, '이념보다 실리'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861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명</a>의 중도는 성공할까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선을 앞두고 이 후보는 '국가의 부는 기업이 창출한다'며 친기업·친시장을 외치고 있다"며 "그 말에 조금이라도 진실이 담겨 있다면, 득표를 노린 거짓이 아니라면 '진짜 반도체특별법'을 이번 추경과 함께 통과시키자"고 압박했다.

또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부터 기본소득 공약 연기, 전국민 1인당 25만 원 지급 주장 포기 등을 두고 이 후보는 경제상황을 고려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다른 진보정당이나 일부 시민사회에서는 이 후보가 친기업으로 넘어가는 건 아닌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지금이야 대선 국면이라 보수와의 통합 행보가 의미가 있겠지만 집권 뒤에는 중심을 잡아야 할 것”이라며 “중심을 잡지 않고 시류에 흔들리면 ‘미완의 개혁’이나 ‘어설픈 진보’라는 평가만 받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집권 당시 전세계적 대세였던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을 펼쳤고, 지지자들은 “왼쪽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국가보안법, 사학법 개정 등 3대 개혁은 보수의 저항에 끝내 좌절됐다.
 
이 후보의 중도 행보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상케하는 해외사례도 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1994년 영국 노동당의 당권을 잡은 뒤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실용주의 중도노선 ‘제3의 길’을 선언했다. 친노동을 표방하던 영국 노동당이 친시장, 친기업 쪽으로 정책방향을 수정한 것은 당시에 큰 충격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 '제3의 길'은 사회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사회적 평등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했고 오히려 불평등을 심화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결국 이 후보의 중도보수 행보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과거보다 훨씬 뛰어난 정치력과 정책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유시민 작가는 지난 2월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을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집권세력이) 실력도 없으면서 중도를 표방하면 찢겨나간다”며 “대중의 신임을 못 받는 상태에서 중도를 표방하면 결국은 어느 한쪽으로 끌려가게 돼있다”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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