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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달러' 테더 환율에도 영향 줄까, 가상화폐의 실물시장 습격 가까워져

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 2025-04-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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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달러' 테더 환율에도 영향 줄까, 가상화폐의 실물시장 습격 가까워져
▲ 달러 가치가 요동치며 달러 연계 스테이블코인 테더 관심도도 높아졌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지금 테더 환율이 김프(김치 프리미엄) 껴서 얼마인가요?”

“환율 오르니 다른 가상화폐보다 테더 보유한 사람이 승리자네요."

27일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모인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 관련 언급이 눈에 띠게 늘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 또는 다른 자산들의 가치와 연동된 가상화폐를 말한다. 기존 가상화폐가 가진 탈중앙화 장점에 더해,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성까지 지녔다.

테더는 달러와 연계돼 있어 원/달러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상화폐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발 상호관세 폭풍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디지털 달러’로서 테더 수요가 급증하는 흐름이 포착된다.

그럼,  ‘원/테더’ 환율은 원/달러 환율과 같을까. 

테더는 달러와 1대1로 연계돼 있지만 두 ‘환율’이 같진 않다. 국내 거래소에서는 통상 테더가 원/달러 환율보다 높게 거래된다.

이는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테더 등 달러 스테이블코인 가격이 원/달러 환율보다 높게 형성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 때문이다.

해시드오픈리서치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472원을 기록한 반면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에서 테더 환율은 1484원으로 12원 높았다. 과거 120원 이상으로 차이가 벌어진 사례도 있다.

이처럼 테더 가격이 원/달러 환율보다 높게 형성되는 흐름은, 국내 투자자들의 외환시장 불안 심리를 어느 정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원화 약세 불안감이 커지면 국내 투자자들은 주로 안전자산인 달러를 매입하고자 한다. 그리고 최근 실물 달러만큼 테더를 확보하려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월간 테더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약 1조9천억 원(13억 USDT(테더 단위))에서 계엄사태가 발생해 불확실성이 커진 12월 약 11조3천억 원(79억 USDT)까지 급등했다.
 
'디지털 달러' 테더 환율에도 영향 줄까, 가상화폐의 실물시장 습격 가까워져
▲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에서 테더 등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은 크게 증가했다. 그래프는 달러 환산 업비트와 빗썸의 스테이블코인 월간 거래 규모. <해시드오픈리서치>
해시드오픈리서치에 따르면 테더 등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은 2023년 말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상장된 뒤 빠르게 증가했다.

올해 2월 업비트와 빗썸 기준 일일 거래량 가운데 2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부분은 테더 수요가 단순히 환율에 반응하는 수준을 넘어 역으로 환율을 움직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테더 등 스테이블코인은 발행할 때 1대1 비율로 달러를 담보로 가져야 한다. 이에 대부분의 발행사는 담보 자산으로 미국채를 활용하고 있다.

즉 달러 연계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늘면 발행사들의 미국채 매입도 늘어난다. 그리고 이는 결국 달러 수요 확대→달러 강세→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테더는 수요 증가에 따라 지난해 대량의 미국채를 사들였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테더가 2024년 연간 미국채 구매량 기준 캐나다, 멕시코 등 여러 국가를 제치고 세계 7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디지털 달러' 테더 환율에도 영향 줄까, 가상화폐의 실물시장 습격 가까워져
▲ 테더는 2024년 캐나다, 한국 등 다른 국가를 제치고 미국채 매입 규모에서 7위를 차지했다. <코인텔레그래프>
뿐만 아니라 테더 등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달러 사용을 촉진해 달러 수요를 늘리는 효과도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한 결제 방식은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 결제할 때보다 송금수수료가 저렴하고 빠르다.

이에 따라 미국 밖의 지역에서도 스테이블코인 활용 결제가 늘면 결국 달러 사용이 활발해지는 것과 비슷하게 달러 패권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테더 등 스테이블코인 거래는 환율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수요는 곧 달러 수요 내지는 미국채 수요를 의미하며 이는 달러 강세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테더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지만 여전히 외환시장을 끌어가는 ‘주역’보다는 ‘반응자’에 가깝다. 거래 규모를 보면 아직 원/달러 환율 자체에 실질적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하기 어려워서다.

가장 테더 거래가 활발했던 2024년 12월을 놓고 볼 때 일평균 테더 거래 규모는 업비트 기준 약 3600억 원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2월 국내 은행간시장의 일평균 원/달러 현물환 거래 규모 107.1억 달러(약 15조3천억 원)와 비교하면 약 2~3%대 수준에 불과하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국내 테더 수요가 아직 환율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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