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국민의힘이 궁지에 몰렸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이 대표의 항소심 유죄 판결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는데 물거품이 된 것이다. 이에 조기 대선 국면이 펼쳐진다면 당장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한다. 국민의힘의 '플랜B'는 결국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을 중심으로 지지세를 결집하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운데)가 26일 대전 유성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을 찾아 연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고등법원(재판장 최은정 부장판사)은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이 대표의 '피선거권 박탈형(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2심에서도 유지된다면 비상계엄 정국에서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강하게 갖고 있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사실상 독주하고 있는 이재명 대표의 조기 대선 출마의 길이 막힐 수도 있고, 출마하더라도 범죄자 프레임을 씌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원은 이날 이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대표가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경기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용도 지역 상향 변경이 국토교통부 협박에 따라 이뤄졌다고 발언한 것 모두 허위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법원 선고를 두고 반발하면서 이재명 대표의 허위사실 공표는 분명한 사실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앞으로 계속 힘이 실리기 어렵게 됐다.
여기에 이 대표의 아킬레스건이었던 '사법 리스크'가 1차로 해소되면서 그의 조기 대선 출마는 사실상 확정됐다.
이에 국민의힘은 당장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헌재 선고로 파면된다면 국민의힘에게 남은 카드는 두 가지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중도 확장력이 강한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당의 전열을 재정비해 이재명 대표와 정면 승부를 펼쳐볼 수 있다.
그런데 이는 현실적 가능성이 많이 떨어진다.
중도 확장력이 있는 후보로는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꼽히지만 오 시장은 명태균씨 사건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최근에는 토지거래허가제 해제와 재지정으로 정책적 능력조차 의심 받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중도확장성을 두고는 갑론을박이 오간다.
여기에 이제라도 강성 보수 지지층과 결별해야 한다. 이들과의 동행은 중도층 싸움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통상 대선은 ‘중원 싸움’으로 귀결되며, 중도층 표심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변수가 된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현재 당이 극우화되고 있고,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치는 분위기로 가기 때문에 최근 여론조사에서 계속 우리 당 지지율이 빠지고 있는 거라고 지금 분석되고 있지 않나"라며 "아마도 그렇게 간다면 우리 당은 매우 어려운 그런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26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전환기 노동시장과 노사관계 해법, 그리고 사회적 대화'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으로 국민의힘은 강성지지층 결집을 통해 또 다른 정면 돌파를 선택할 수 있다.
조기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대선 과정과 그 이후에 당이 지리멸렬한 상황은 피할 가능성은 늘어난다.
이에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을 중심으로 지지 세력을 결집하는 방안을 떠올리고 있다.
강성 보수 지지층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국면이 진행되면서 김 장관을 중심으로 집결했다. 특히 윤 대통령 석방 후 그의 탄핵에 반대하는 강성 보수 지지층이 빠르게 결집하기 시작했다.
신지호 전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18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김 장관의 지지율이 본인의 지지율이라기보다는 '윤심'이 투영된 윤 대통령에 대한 그 애틋한 마음과 그게 김 장관에게 투사가 된 그런 지지율"이라고 말했다.
요컨데 국민의힘은 플랜B로 결국 김 장관 중심의 결집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가장 높아 보인다. 현실적으로 다른 대안이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여기에는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국민의힘에게 시간이 부족하는 현실적 이유도 작용한다.
민주당은 사실상 이 대표를 차기 대선후보로 정하고, 이미 조기 대선 준비 행보를 걷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경선 과정을 거쳐야 한다. 윤 대통령이 탄핵될 경우 60일 내에 조기 대선이 치러져야 한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사실상 경선 과정은 1달이다. 당내 세력을 재편하기에는 촉박한 시간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8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끝까지 이분(윤 대통령)을 보내드리지 못하고 붙들고 있었으니까 이거 정치적 탈상하는 과정이 최소 한 달은 걸릴 것"이라며 "그 기간에 경선 끝난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