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가 대표 FPS(1인칭 슈팅 게임) ‘서든어택’의 IP(지적재산권) 확장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국내에서는 20년 가까이 인기를 이어온 장수 게임이지만 그간 해외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이번 시도로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가 서든어택의 IP 확장에 다시 시동을 건다. |
20일 넥슨게임즈가 공시한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넥슨게임즈와 넥슨은 지난 1월 ‘서든어택 글로벌’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넥슨게임즈가 글로벌 버전을 개발하고 넥슨이 해외 유통을 맡는 구조다.
구체적인 출시 지역이나 게임 형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래픽 엔진 업그레이드 등 기술적 정비를 거친 뒤 재진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 서든어택 총괄 디렉터는 지난해 12월 ‘서든어택 라이브 쇼케이스’에서 “발전된 서든어택으로 현재는 중단된 글로벌 서비스에 다시 한 번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든어택은 2005년 출시 이후 국내 PC방 점유율 1위를 106주 연속 기록하는 등 ‘국민 게임’ 자리에 올라선 넥슨의 대표 IP이다.
그러나 2007년 이후 일본, 중국·동남아, 북미 등 여러 지역을 대상으로 수차례 해외 진출을 시도했지만 대부분 저조한 반응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서든어택이 ‘국내용 FPS’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한 이유이다.
FPS 장르는 조작감과 감각 적응이 중요한 만큼 선점 효과가 큰 장르인데 게임 구조상 한계와 전략적 접근의 부족 등으로 경쟁작들 사이에서 해외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300억 원 이상을 들여 개발한 후속작 ‘서든어택2’는 2016년 출시 한 달 만에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면서 서든어택 IP의 확장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그럼에도
박용현 대표가 다시 서든어택의 해외 가능성에 집중한 것은 정체된 기존 IP에 대한 확장 시도로 보인다.
현재 서든어택은 넥슨게임즈의 가장 안정적인 수익원이지만 장기 서비스로 인해 자연스러운 매출 하향구간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최근 넥슨게임즈는 지난해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 초기 흥행 이후 인건비를 늘림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올해 약 500억 원대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당장 올해 출시 예정인 신작도 없는 상황인 만큼 기존 IP를 활용한 수익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또 서든어택 글로벌 확장은 비교적 리스크가 낮은 전략으로 평가된다.
이미 완성된 게임을 기반으로 진출을 시도하는 만큼 필요한 추가 개발비용은 크지 않다. 최근 진행 중인 그래픽 엔진 리뉴얼 역시 국내 서비스 품질 개선을 주된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만 성과에 대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출시 20년이 지난 게임이라는 점에서 그래픽 업데이트를 거치더라도 오래된 게임의 한계를 벗어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해외 강력한 경쟁작들이 포진해 있어 인지도가 낮은 국산 FPS 게임이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FPS 장르는 사실상 시장 선점 효과가 커 후발주자가 진입하기 힘든 시장”이라며 “마케팅 전략과 콘텐츠 차별화 등 전략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번에도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게임즈는 넷게임즈가 2022년 3월 서든어택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넥슨지티를 흡수합병해 만들어진 회사다. 당시 넷게임즈 수장이었던
박용현 대표가 넥슨게임즈 대표로 올랐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