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2024년 1월17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세계 최초 탈화석연료 선박' 세션에서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씨저널] 한화오션이 탈바꿈하고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변화를 향한 의지 덕분인가?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 시절 누적된 적자로 허덕이다 흑자 전환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단순히 '열등생' 딱지를 떼는 것이 아니라 '우등생'으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다.
◆ 김동관의 꼼꼼한 경영
김동관 부회장은 경영 스타일이 꼼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화오션에서도 잘 나타난다. 한화오션을 2023년 5월 인수한 뒤 3개월에서 6개월 사이 대우조선해양 출신 임원 47명 가운데 36명을 내보내고 신뢰하는 인물들을 앞세웠다.
정인섭 대외협력실장, 권용주 산동유한공사 총경리, 김진기 경영혁신담당, 이상현 HR실장, 김호중 특수선영업담당 등이 대표적이다.
한화오션 대외협력실장을 맡은 정인섭 사장은 한화그룹 3세들의 경영스승 역할을 해온 ‘믿을맨’으로 손꼽힌다.
정 사장은
김동관 부회장이 2015년 한화큐셀에서 태양광 사업을 이끌면서 경영수업을 받던 당시 관련 업무를 함께 수행하면서 보좌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이들을 전진배치하면서 현장중심의 경영을 펼치면서 한화오션의 혁신을 만들어낼 것을 주문했다.
김 부회장은 2024년 6월27일 한화오션 출범 1주년을 맞아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생산안정화와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하며 거제 한화오션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하면서 흑자전환을 위한 분위기를 다지는데 힘썼다.
앞서 2023년 6월에도 거제사업장을 찾아 생산본부와 기술본부를 직접 방문해 직원들과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현장에서 직원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정도경영’과 ‘인재육성’을 통해 한화오션을 글로벌 해양·에너지 선도 기업으로 키워 나가자”고 빠른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런 김 부회장의 모습은 김승연 회장이 과거 대규모 적자를 내던 대한생명보험을 인수하고 보여주었던 승부사 기질을 연상하게 한다.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오른쪽)이 2024년 6월9일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사업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한화> |
◆ 김동관 네트워크, 한화오션의 자산
한화오션 흑자 전환 배경에는
김동관 부회장의 '우등생' 리더십이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LNG운반선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선박에 집중함과 아울러 심해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서 본격적 실적을 이끌어낸 것이 주효했다.
특히 주목할 것은 김 부회장의 오랜 유학생활과 각종 국제행사 경험에 바탕을 둔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 해군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진출한 점이다.
한화오션은 2024년 7월 미국 해군과 함정정비협약을 맺어 앞으로 5년간 미국 해군 함정을 정비할 수 있는 자격을 맺었다.
같은 해 8월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미국 해군의 군수지원함 '윌리 쉬라'의 정비사업을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 급유함 '유콘'의 정기수리 사업을 추가로 수주했다.
이런 MRO 사업 확대는 한화오션에게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오션의 흑자전환과 MRO 사업의 확장은 단순히 숫자로 표현되는 실적 개선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화오션이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고부가가치 선박 본격 건조 및 초격차·친환경 기술 선도 등을 차질 없이 실행함으로써 내실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