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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건설 '아시아나 매각 무산' 계약금 확보 단비, 박세창 보유지분 매각 고심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5-03-14 16:5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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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이 과거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과 관련해 받아둔 계약금을 소송을 통해 확보하는데 성공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단비를 마주하게 됐다.

박 부회장은 남은 과제인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매각을 놓고 적절한 시기와 방법으로 결론을 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금호건설 '아시아나 매각 무산' 계약금 확보 단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439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세창</a> 보유지분 매각 고심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

14일 금융감독원 공시를 보면 금호건설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HDC현대산업개발, 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 계약금을 놓고 벌인 소송에서 전날 대법원 판결로 300억 원을 훌쩍 넘는 금액을 손안에 넣게 됐다.

HDC현대산업개발, 미래에셋증권은 2019년에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2조5천억 원 규모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했다. 금호건설과 아시아나항공에는 계약 규모의 10%인 2500억 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항공업이 직접 타격을 받는 등 사정이 변화하자 HDC현대산업개발, 미래에셋증권은 재실사를 요구하며 잔여인수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등 태도를 바꿨다. 

이에 금호건설은 2020년 9월 아시아나항공과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과 함께 계약금 귀속, 손해배상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금호건설은 재무구조 개선에 공을 들여야 할 만큼 어려움을 겪는 상황인 데다 건설업계에서 유동성 위기가 심화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박 부회장으로서는 시기적으로 이번 계약금 확보가 ‘가뭄 중에 단비’를 만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손에 넣게 된 320억여 원의 계약금 규모는 금호건설의 현재 재무상황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금액으로 여겨진다.

금호건설은 2024년 잠재적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대규모 원가조정, 지체보상금 반영 등을 통해 1818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직전 연도 218억 원 영업이익을 봤으나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손실 등의 영향으로 금호건설의 자본총계는 2023년 4698억 원에서 2024년에 2254억 원으로 급감했다. 반면 부채는 2024년 말 기준 1조3563억 원으로 전년도 말 대비 10.9%가량 높아졌다.

이로 인해 금호건설의 부채비율은 2023년 말 260.2%에서 지난해 말 기준 600%를 웃도는 수준으로 급등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견 이상 규모 건설사 가운데 부채비율이 금호건설 보다 높은 곳은 이미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태영건설(728%) 정도다.

박 부회장으로서는 재무지표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상황인 셈이다.

현재 박 부회장이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은 아시아나 지분의 매각이다.

금호건설이 보유 중인 아시아나 지분은 11.12%(2289만9353주)로 시장가치는 지난 14일 종가 1만580원 기준으로 2400억 원 정도다.

금호건설이 2024년 말 기준으로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이 2천억 원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시아나 지분의 매각으로 현금성 자산을 2배 이상 늘릴 수 있다.
 
금호건설 '아시아나 매각 무산' 계약금 확보 단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439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세창</a> 보유지분 매각 고심
▲ 금호건설은 2400억 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주식 11.12%를 보유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연내에 아시아나 지분 매각 처리 자체는 사실상 확정해 놓은 상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체결한 신주인수 계약에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지금의 금호건설)과 특수 관계인이 아시아나 및 자회사 주식을 거래 종결일로부터 1년 이후 더는 소유하지 않도록 노력을 다한다’는 문구를 삽입했기 때문이다.

‘노력을 다한다’라는 문구에는 강제성이 내포되지는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금호건설이 사실상 지분 처분을 확정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박 부회장에게 남은 고민은 아시아나 지분을 언제, 어떻게 처리하느냐의 문제로 보인다.

박 부회장이 처리해야 할 아시아나 지분은 경영권이 없고 규모도 2천억 원에 이른다. 그런 만큼 인수할 상대를 찾는 일부터 난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할 매각도 고려할 수 있겠으나 제 가치를 받고 모두 지분을 처분할 수 있는지 여부 등도 고려해야 한다.

금호건설을 주축으로 금호그룹의 재건까지 바라보는 박 부회장으로서는 현재 손에 쥐고 있는 유일한 카드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과제를 안은 셈이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아시아나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놓고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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