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도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윤 대통령을 중심으로 강성당원들이 결집하면서 차기 대선주자로 앞서 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더욱 유리한 위치를 점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가운데)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10일 국민의힘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이 구속취소로 석방된 직후 국민의힘 지도부 및 주요 의원들과 접촉하면서 당내 정치를 사실상 재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8일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뒤 곧바로
김기현 의원과 윤상현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 "잘 싸워줘서 고맙다"며 격려했다. 국민의힘도 당 차원에서 낸 논평을 통해 "시간이 지체된 것은 유감이지만 늦게라도 현명한 결정을 내린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도 9일 한남동 관저를 찾아가 윤 대통령을 만났다. 윤 대통령 석방 당일 밤 당 지도부와 통화한 데 이어 이튿날 직접 면담도 가진 것이다.
이처럼 윤 대통령이 당내 지위를 확고히 함에 따라 향후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조기 대선 국면에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특히 현재 국민의힘 차기 대선주자 1위로 독주하고 있는
김문수 장관의 행보가 더욱 경쾌해질 공산이 커졌다.
앞서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당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을 결정하는 과정에도 사실상 적극 개입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도 유무형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당 대선 후보 결정 시 당원 선거인단 투표가 50%를 차지한다는 점도 윤 대통령의 영향력을 더욱 무시할 수 없게 한다.
김기현 의원은 2023년 3월8일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윤심'을 등에 업고 당대표로 선출됐다. 김 의원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무 개입' 논란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윤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당선됐다.
김 의원은 전당대회 당시 당원 선거인단 투표 100%로 진행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52.93%)에 성공해, 결선투표 없이 이날 당선을 확정지었다. '당심'이 '윤심'을 따라간 것이다.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7일 국회 헌정회를 찾아 관계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반면 당내 다른 대선주자들은 당분간 조용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강성지지층이 탄핵에 찬성 입장을 보인 후보들에 대한 반감이 크기 때문이다. 강성지지층은 윤 대통령의 석방을 계기로 다시 그를 중심으로 결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해 12월 당론으로 탄핵 찬성을 제안했기에 강성지지층의 반발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탄핵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바 있어 지지층의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와 달리 김 장관은 지난해 12월부터 줄곧 탄핵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요컨대 김 장관은 대선 후보 경선에서 유력한 경쟁자인 한 전 대표와 오 시장을 묶어둘 수 있는 셈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1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윤 대통령의 석방으로 탄핵찬성파는 대선 후보 경선에서 악재를 만났다"며 "조기 대선이 열렸을 경우에
한동훈,
오세훈 이런 사람들은 좀 불리하고
김문수 유리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