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솔루션을 앞세워 수익화에 돌입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AI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일본과 유럽에서 사업 확장 기반도 마련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AI 솔루션의 수익화가 본격화한다면 문서 기반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AI 사업을 중심에 둔 테크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사진)가 자체 개발한 AI 솔루션의 수익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19일 한컴에 따르면 회사는 자체 개발한 AI 솔루션을 기관과 기업 특성에 맞춰 최적화하는 실증사업(PoC, Proof of Concept) 대상군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청과 한국전력공사, BGF리테일 등을 포함해 20여 곳의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서 PoC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들 실증 기관과 기업 수를 더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PoC는 AI 솔루션 개발사로서 후발주자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책으로 풀이된다.
한컴은 AI 솔루션을 공식 출시한지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문서에서 AI 데이터를 추출하는 소프트웨어 개발키트 ‘한컴데이터로더’는 지난해 4월, 웹오피스 서비스인 한컴독스에 생성형 AI를 결합한 ‘한컴독스 AI’는 2024년 9월에 출시했다. AI 질의응답 솔루션 ‘한컴피디아’와 AI 활용 지능형 문서작성 도구 ‘한컴 어시스턴트’는 지난해 12월에 선보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거래처를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기관과 기업에 AI 솔루션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제품을 기업에 맞춰 최적화해 솔루션 도입을 유도하는 방식을 적용하겠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회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실제 솔루션을 사용해봤더니 좋다는 평가가 나오면 시범 사업을 정식 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며 "이같은 방식으로 AI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협업하는 방식을 통한 수익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2월12일 삼성SDS와 협력해 국회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을 수주하며 한컴피디아를 납품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12월 한컴피디아 출시 이후 첫 번째 성과다.
한컴은 공공기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AI 솔루션의 성능을 인정받아 이를 기반으로 수주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는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유럽에서도 AI 솔루션을 수익화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김 대표는 일본과 유럽에서도 AI 솔루션을 판매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일본 진출의 거점이 될 일본법인을 세웠다. 현재 법인 인력을 충원하기 위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일본 최대 IT 전시회 ‘재팬 IT 위크 어텀’에 참가해 AI 솔루션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일본법인을 중심으로 국내와 마찬가지로 공공기관을 중점적으로 공략해 AI 솔루션 판매처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유럽에서는 현지 AI 회사를 발판으로 삼아 공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스페인 AI 생체인식 회사 ‘페이스피’에 지분투자를 진행해 2대 주주에 올랐고, 프랑스 생성형 AI 개발회사 미스트랄AI와 협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들 회사들이 가진 현지 네트워크과 기술력으로 AI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거래처를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유럽연합(EU)에서 미국 빅테크에 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기술력을 갖춘 AI 솔루션을 내세운다면 유럽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현지 기업들 요구에 따라 한컴의 AI 솔루션에 다른 회사의 제품을 결합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애드온’ 형식으로 제품을 개발해 고객 층을 늘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컴은 AI 기술의 고도화와 해외 진출을 통한 성장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