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MC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이 대만 전력망에 부담을 키우는 데다 주요 고객사의 탄소 감축 요구도 높아지고 있어 재생에너지 확보가 다급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대만 신주과학단지에 위치한 TSMC 반도체공장 건물 전경. |
[비즈니스포스트] TSMC가 대부분의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는 대만에서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늘리는 일이 필수로 자리잡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애플과 구글 등 주요 고객사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요구하고 있는데다 화석연료 수입에 의존하는 대만의 전력 공급망도 점차 한계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아시아는 22일 논평을 내고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사인 TSMC가 전력 수급에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안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TSMC는 현재 대만 전체 전력량의 약 10%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30년 수요 비중은 25%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산업 발전으로 고성능 반도체 위탁생산 주문이 TSMC 대만 공장에 몰리면서 자연히 필요한 전력 사용량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아시아는 TSMC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도 대만 수도인 타이베이의 배출량을 능가할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은 현재 LNG를 비롯한 화석연료에 전력 발전을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자연히 전기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도 완전에 가까운 비례 관계를 보인다.
TSMC는 2040년, 대만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두고 있는데 전력 사용이 늘어날수록 이를 달성하기는 어려워진다.
닛케이아시아는 애플과 구글 등 TSMC의 주요 고객사가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TSMC가 결국 온실가스 배출 없는 신재생에너지로 반도체 공장에 필요한 전력을 충당할 수 있도록 풍력발전 인프라와 같은 설비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권고가 제시됐다.
원자력 에너지도 화석연료 발전과 비교하면 온실가스 배출이 적어 대안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대만 전력 공급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 안팎에 그친다.
닛케이아시아는 TSMC가 대만 정치권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원자력 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정책에 적극 힘을 실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원자력 에너지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백을 일시적으로 메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TSMC가 결국 반도체 공장에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최우선 과제로 둬야만 한다는 의미다.
닛케이아시아는 “TSMC는 신재생에너지 활성화에 많은 역량을 들여야 한다”며 “TSMC가 미국 빅테크 협력사들과 동일한 수준의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