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삼성물산은 지난해 건설부문에서 매출 42조1030억 원, 영업이익 1조10억 원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2023년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3.2% 감소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대외 환경 변화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의 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지난해 주요 건설사들 대부분 실적이 크게 후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성과로 여겨진다.
유안타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 주요 상장 건설사 4곳은 지난해에 전년 대비 매출은 2%, 영업이익은 34% 줄어든 성적을 냈을 것으로 추산됐다.
시공능력평가 기준으로 지난해 2위인 현대건설은 이날 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2조6944억 원, 영업손실 1조2209억 원으로 적자 전환한 실적을 발표하기도 했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4년 하반기 들어 건설업종 전반적 외형성장 둔화가 감지되는 가운데 기업 개별적 원가율 점검, 준공정산비용 반영, 매출채권 상각 등 비용 증가 요인이 발현되며 부진한 수익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실적에서 5%대에 이르는 높은 영업이익률은 눈여겨 볼 대목으로 꼽힌다.
건설업계에서 통상 3% 이상을 양호한 영업이익률로 본다는 점, 지난해에 공사비 상승 등 영향으로 국내 건설사 대부분이 영업이익률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것이다.
주요 건설사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영업이익률을 보면 현대건설 2.4%, 현대엔지니어링 1.6%, 대우건설 3.6%, DL이앤씨 3.0% 등에 머물렀다.
오 사장은 지난해 실적을 통해 자신의 연임 이유를 성공적으로 증명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3년 국내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 1조 원 돌파를 달성했다.
오 사장은 2023년 성적을 바탕으로 건설업계 칼바람과 삼성그룹의 ‘60세 퇴진룰’에도 불구하고 연임에 성공했고 2024년까지 연이어 국내 건설사 유일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해 낸 것이다.
▲ 삼성물산이 한남4구역에 제시한 시그니처 디자인 'O'타워 예상도. <삼성물산>
오 사장은 올해 국내 도시정비 시장에 힘을 주며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성장세와 수익성을 더욱 단단히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도시정비 시장에서 수주 목표는 5조 원으로 설정됐다.
지난해 도시정비 시장에서의 연간 수주 성과가 3조6398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목표치를 37%가량 높여 공격적으로 잡은 것이다.
국내 도시정비 시장에서 더욱 공격적 수주 활동을 펼치겠다는 오 사장의 의중이 담긴 목표치 설정으로 읽힌다.
삼성물산은 이미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내며 연초부터 1조5천억 원 이상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삼성사는 공사비 규모가 1조7천억 원에 이르는 잠실 우성1·2·3차 재건축사업 등 조 단위 도시정비 사업에서 연이어 입찰에 참여하면서 다른 건설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공사비 규모 1조5천억 원에 이르는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사업에서는 현대건설과 다시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도 크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올해 주택전략을 놓고 “차세대 주거모델 ‘더 넥스트 홈(The Next Home)’과 인공지능(AI) 활용 등 미래기술 접목을 통해 수행 역량 및 수주 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라며 “우량 안건 위주의 신규 시공권 확보를 확대하는 흐름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