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2025-01-09 14: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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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백화점이 지역 1번지 전략의 성과를 실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신세계백화점이 '지역 1번지' 전략의 성과를 실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2년 연속 ‘3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으며 8년 연속 전국 백화점 점포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다. 부산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매출 2조 원 고지를 넘으며 비수도권 백화점 최강자 입지를 다지고 있다.
박주형 신세계 대표이사는 올해도 서울 본점 재단장 등을 통해 ‘지역 1번지’ 전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이 매출이 높은 우량점포를 앞세워 롯데백화점과 매출 격차를 지속적으로 좁혀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백화점업계 매출 1위는 롯데백화점이지만 신세계백화점과 매출 격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두 백화점의 매출 차이는 2021년 2조1351억 원에서 2022년 2조956억 원, 2023년1조5661억 원, 2024년 1조2171억 원으로 줄었다.
점포수를 고려하면 신세계백화점의 성과는 더욱 돋보인다.
2024년 말 기준 신세계백화점 점포수는 13개로 점포당 평균 매출은 9488억 원에 이른다. 이는 롯데백화점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신세계백화점은 전국 백화점을 매출 순서대로 줄세웠을 때 상위권에 가장 많은 매장을 포함한 백화점이기도 하다.
백화점 매출 상위 1~10위 안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대구점, 본점 등 4개 점포의 이름이 올라 있다. 현대백화점도 4개 점포를 1~10위 안에 포진하고 있지만 신세계백화점보다 개별 순위에서 뒤쳐진다.
비수도권에서의 백화점 성과가 좋다는 점도 신세계백화점의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백화점 업계는 지역별로 매출 양극화가 뚜렷했다. 수도권 백화점들은 성장을 이어갔으나 지방 백화점들은 매출 감소와 함께 효율화 작업에 들어가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신세계백화점은 이러한 흐름을 비껴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방 점포 새단장과 브랜드 강화를 통해 부진했던 지역 상권에서도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수도권 편중’ 흐름을 비켜갔다. 신세계백화점은 전체 매출 상위 10위 안에 센텀시티점과 대구점을 나란히 올리며 지방 상권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전신세계아트앤사이언스도 지난해 매출 9710억 원을 기록하며 '1조 클럽'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해당 점포는 전체 매출 순위 13위에 오르며 지방 점포 성장세를 이어가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박주형 신세계 대표이사가 올해도 '지역 1번지 전략'을 앞세워 신세계백화점을 각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지역 1번지 전략’이 있다.
지역 1번지 전략은 주요 대도시마다 가장 큰 백화점을 세워 고객을 끌어들이고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신세계의 방식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센텀시티점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해당 전략의 효과는 수치로도 입증된 상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2017년 롯데백화점 본점이 지켜온 ‘매출 1위 점포’ 타이틀을 빼앗으며 오랜 기간 굳어졌던 백화점 판도를 뒤흔들었다.
박주형 대표도 신세계 수장에 취임한 뒤 이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역 1번지 전략을 앞세워 각 점포를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드는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는 뜻이다.
그 결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2023년과 2024년 연속으로 매출 3조 원을 돌파하며 업계 최강자 입지를 굳혔다.
수도권을 넘어 지방에서도 박 대표의 전략은 증명되는 분위기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2년 연속 매출 2조 원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부산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은 실적 부진으로 매각설이 흘러나오는 등 어수선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밖에도 신세계백화점은 대구, 광주, 대전 등 주요 대도시에서 지역 매출 1위를 굳히며 각 지역의 ‘넘버원 백화점’ 타이틀을 확고히 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과감한 투자를 예고한 만큼 올해 롯데백화점과 매출 격차를 더욱 좁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주형 대표는 신년사에서 본점의 ‘타운화’ 계획을 밝히며 다시 한 번 승부수를 던졌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옆에 위치한 옛 SC제일은행 건물을 럭셔리 전문관 ‘더 헤리티지’로 탈바꿈시키고 본관과 신관을 재단장해 ‘신세계 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명동에 또 하나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는 백화점, 명품관, 쇼핑몰을 한데 모아 집객 효과를 톡톡히 본 롯데백화점 잠실점을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함께 2년 연속 ‘3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박 대표는 전라남도 강진 출신으로 광주고, 동국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해 1985년 신세계 인사과에 입사했다. 2002년 경영지원실 기획담당 상무보, 2007년 신세계 백화점부문 지원본부장 부사장, 2011년 이마트부문 전략경영본부장 부사장을 거쳤다.
2013년 신세계 지원본부장 부사장에 오른 뒤 2016년 센트럴시티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23년 9월 정기임원 인사를 통해 신세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김예원 기자